한나라 당권 경쟁 '섭시 100℃'

서청원 대표 공식출마 기정사실화… '빅3' 초긴장

'포스트 창(昌)은 누구일까?' 과반이 넘는 절대 다수당인 한나라당을 이끌 당권 주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전당대회가 4월 초로 잠정 결정되면서 예상 후보간 경쟁이 물밑에서부터 치열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당권 도전을 밝힌 후보는 강재섭 이재오 김덕룡 의원등 3명. 이어 최병렬 의원이 조만간 뛰어들 태세며 김형오 의원도 출마를 적극 검토중이다.

문제는 서청원 대표의 출마 여부. 일단 강재섭·김덕룡·최병렬 의원 등으로 압축된 3강 구도 속에서 서대표가 출마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빅3' 후보들이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서 대표는 아직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대선 패배의 책임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직접 묻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주변에서는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다.

서 대표측은 "대선 패배에 따른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집단지도체제나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40만 당원의 직선으로 강력한 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사정이 달라진 것 아니냐"며 출마 불가피론을 펴고 있다.


'빅 4' 후보 서로 우세 장담

서 대표가 나설 경우 대표 경선은 '빅4'체제로 흐르게 된다. 이 경우 강재섭 의원 측은 "후보간 대결이 노·장(老·長)구도로 흐르게 되므로 최연소자(1948년생)인 강 의원이 가장 유리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최병렬 의원 측은 "친창(親昌) 계열표가 서·강 의원으로 갈리면 최 의원이 가장 우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덕룡 의원 측도 할 말이 많다. "어차이 4자 대결로 흐르게 되면 호남 측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이 앞서 나가게 된다"는 논리다.

물론 서 의원 측에서는 "대선을 대표로서 치른 가장 안정감 있는 대표감"이란 점에서 1등을 자신한다. 모든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도로 전개될 것이란 아전인수식 해석을 바탕으로 지시세를 확산해가고 있다.

이들이 자의식 해석 여부와 관계없이 어차피 당권 경쟁은 후보간 특별한 차별성을 얻기 힘든 상황에서 지역구도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 의원은 대구·경북 , 김의원은 호남, 최의원은 부산·경남이 텃밭이다. 서 대표는 비록 지역구도에선 떨어져 있지만 고향인 충청권과 영·호남 일부 의원 및 원외위원장을 중심으로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편이다.


수도권 표심의 향배가 대세 가를 듯

서 대표의 경우 충청권 및 민주계 출신에 인기가 있다. '왕당파'로 불리는 이 전 총재 직계 민정계와도 우호적 관계다. 김진재 하순봉 김무성 김정부 김기배 목요상 이규택 맹형규 정병국 박혁규 박종희 김황식 임인배 김성조 이병석 전용학 의원 등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특정 지역에 치중되지 않은 전국구형 득표전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불출마 번복이 걸림돌이다.

부산·경남지역이 주요지지기반인 최 의원은 소장 개혁파와 민정계 중진들에게 두루 인기가 있다. 이해구 전용원 이윤성 오세훈 원희룡 유흥수 김종하 안경률 정의화 정문화 윤한도 이방호 김용균 최병국 의원 등을 지지세력으로 꼽고 있다.

강 의원은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의 강한 결속도에 기대를 걸면서 55세의 젊음을 앞세운 '차기 후보감'이 주무기가. 정창화 이상득 박승국 백승홍 의원이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은 박명환 김영춘 이성헌 의원등 수도권 민주계 의원들과 호남의 원외위원장 대부분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흔들림 없는 강한 결속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 빅 4 후보들중 강 의원을 제외한 세 후보가 모두 서울의 지역구를 갖고 있다. 결국 당권 결정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표심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달려 있다.

입력시간 2003/03/2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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