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이 있는 집] 광교 '대호식당'

광교 조흥은행 본점 뒷골목에 위치한 대호식당은 이 일대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중 식도락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에게 맛, 영양, 가격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올림픽 열기가 뜨겁던 88년 문을 연 이후 15년째 좁다란 골목을 지키며 갈비, 차돌백이 등 각종 고기들을 연신 구워내고 있다.

대호식당을 한 번이라도 찾아본 이들은 이 집의 인기 메뉴로 불고기 쌈밥을 꼽는다. 다른곳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먹는 것과 얼추 비슷한 가격으로 소불고기를 맛볼 수 있어서 근처 직장인들의 점심 시간에 많이 차는 편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그 정도 가격에 소불고기가 나온다면 음식의 양이나 질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은 기우에 불과하다. 일대에 소문난 음식점들이 많은 광교에서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느 정도 음식의 맛을 짐작해 볼 수 있을 터이다.

불고기쌈밥을 시키면 당근, 당면, 호박, 팽이버섯, 표고버섯에 쇠고기와 주꾸미가 들어간 불고기가 나온다. 이름이 불고기쌈밥이나 고기를 사먹기 위한 상추등의 야채가 곁들여져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된장찌개와 다섯가지 반찬이 곁들여져지니 상이 가득 찬다. 혼자 먹기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만큼 인심이 후하다.

음식 맛 또한 좋다. 달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양념에 볶아진 불고기는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고기 맛을 아는 이들은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좋은 육질의 고기가 들어간 것에 대해 구임순 사장은 "내 가족에게 식사를 대접하다는 생각으로 비싸진 하지만 등심이나 목등심 등 맛좋은 부위만을 골라 쓴다"며 맛의 비결을 알려준다.

함께 들어가는 주꾸미 또한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혀, 처음 오는 이들은 낙지로 잘못 아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집에서도 처음에는 낙지를 넣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낙지는 볶아내면 질겨져 손님들 중 일부가 이에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고심 끝에 주꾸미를 넣기 시작했는데 낙지처럼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덕에 낙지를 넣었을때 싫어하던 손님들마저 이를 찾게 돼 이후부터 주꾸미를 넣게됐다. 잘 볶아진 고기와 주꾸미를 상추에 올리고 여기에 우렁이 들어간 쌈장을 얹어 먹으면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불고기 맛에 짭조름하고 개운한 쌈장의 맛이 더해져 입안 가득 퍼진다.

잊고 넘어갈 뻔했지만 소불고기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밥도 특별하다. 공기밥이 아닌 돌솥밥이 나오기 때문이다. 새햐얀 쌀에 밤, 대추, 기장, 콩 등이 들어간 돌솥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만큼 먹음직스럽다. 밥맛도 좋지만 이 돌솥밥으로 만들어 먹는 누룽지는 더욱 맛이 좋다.

맛좋은 누룽지를 먹기 위해서는 돌솥밥이 나온 즉시 빈 그릇에 밥을 덜어 낸 후 돌솥에 물을 붓고 뚜껑을 꼭 덮어놓을 것. 식사를 마칠 때쯤이면 알맞게 불은 구수한 누룽지가 따뜻하게 온기를 품고 있을 것이다.

메뉴 : 불고기쌈밥 6,000, 갈비탕 6,000원 버섯차돌 10,000원, 생왕갈비 15,000원, 양념갈비 13,000원, 찜갈비정식 25,000원

찾아가는 길 : 광교 조흥은행 본점을 오른쪽으로 끼고 청계천으로 가다가 나오는 첫번째 골목내의 위치. 골목 입구에 과메기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 있어 이를보고 찾아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02-733-8474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1시 30분. 매주 일요일은 휴무.

입력시간 2003/03/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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