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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우리 영화의 한계를 넘은 '쾌작'

[비디오] 우리 영화의 한계를 넘은 '쾌작'

■ 유령, 블루

우리 영화 dvd를 부록까지 꼼꼼히 챙겨 보는 것은 때로 고통스럽다. 영화의 완성도가 빼어나다면, 영화 한 편을 다시 보는 것과 맞먹는 길이의 부록을 보는 것이 힘들리 없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에는 시간 투자와 눈의 혹사가 한심하게 느껴진다. 한글 자막이라도 지원된다면 2배속으로라도 대강 내용을 훑어볼 수 있겠지만, 그런 친절을 베푸는 부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화 완성도와 부록의 완성도는 비례하기 마련이다. 극장에 불이 켜지는 순간 잊고싶은, 그리고 잊혀지는 영화들, 새로운 시도가 전혀 없는 영화에서 감독이나 배우가 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 배우들은 한결같이 "열심히 했으니 재미있게 봐주세요"라는 상투적인 인사를 늘어놓는다.

캐릭터 분석이나 그 캐릭터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야기하는 배우를 만나기란 정말 힘들다. 다리를 꼬고 앉아 동료 배우와 장난을 하며 사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dvd라는 매체 발명에 저주를 퍼붓고 싶어진다.

감독의 코멘터리는 그나마 낫다. 영화 전체를 책임진 위치에 있으니까 장면 구성, 촬영의 노하우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한 편을 함께 보며 세세히 언급할 내용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는 코멘터리보다 인터뷰를 통해 압축, 전달해주는 편이 관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

메이킹 필름도 만족스럽게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연습, 세트 제작, 촬영, 개봉까지의 전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해놓질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를 완성하는 데 급급해서, 제작 과정을 기록하는 것까지는 엄두를 못내는 것같다.

최근 출시작 중, 부록에 기대를 갖게한 작품은 <유령>과 <블루>다. 두 작품 다 우리 영화계로서는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에 가까운 해양 액션물로, 외형에 신경을 써야하는 영화가 빠지기 쉬운 이야기의 허술함을 잘 극복했다는 평을 들었다.

물론 할리웃의 대작 잠수함 영화인 <붉은 10월> <크림슨 타이드> 나, 독일의 반전 영화 걸작인 <특전 U 보트>와 비교해보면 규모, 서스펜스, 새로운 시도나 시각면에서 뒤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대작을 봐온 관객의 눈높이에 미치지못한 탓인지, 극장 개봉시 대박을 터뜨리지도 못했다. 그러나 우리 영화의 영역을 넓힌 시도는 높이 평가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제작 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기록했는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유령>의 부록이 <블루>에 비해 풍부하지 못하다. 그러나 <유령>이 1999년 작품이고, <블루>는 2003년에 발표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런 차이는 당연한 것이라 하겠다. 아무런 토대가 없는 상태에서의 첫 실험, 영화 기술 발전 속도, dvd 매체에 대한 이해와 활용도를 생각해보면 4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dvd 출시는 2003년 4월로 같아서, 영화 본편 음향은 차이를 느낄 수 없을만큼 생생하다.

<유령>(12세, 다우리엔터테인먼트)의 감독 민병천은 짧은 인터뷰를 통해 연출 의도와 제작의 어려움을 모두 전달한다. 잠수함 모형 제작, 드라이 포웻(연기) 촬영, 촬영 현장을 기록한 메이킹 필름도 짧지만 궁금증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된다.

<블루>(12세, 스타맥스)에는 배우와 스텝은 물론 영화의 모델이 된 해난 구조대원의 인터뷰, 촬영 장면과 실제 장면 비교, 모형 잠수함 제작 과정 등을 담은 프로덕션 노트, 영화 개봉과 포스터 촬영 현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옥선희 dvd 칼럼니스트 oksunnym@ymca.or.kr

입력시간 2003/04/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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