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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가 에로를 만나면 실력이 쑥쑥 '커진다?'

영어가 에로를 만나면 실력이 쑥쑥 '커진다?'

눈에 '번쩍' 영어강의 성인사이트

‘야한 영화를 보며 영어를 배운다?’ 누가 보아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지만 실제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영어교육 콘텐츠 제공업체 에로잉글리쉬(www.eroenglish.co.kr)는 최근 영어교육에 성인 콘텐츠를 접목한 색다른 영어 교육 사이트를 오픈했다.

영어가 대학생 뿐 아니라 직장인들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동안 다양한 콘텐츠가 선보였다. 학습 집중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예인들이 강사로 참여하는가 하면, 방안에서도 외국인과 마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3D 학습법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섹스와 같은 자극적인 소재가 영어에 응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직장 6년차인 김모씨(34)는 타고난 성실성 탓에 나름대로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있다. 흠이 하나 있다면 영어가 모자란다는 점. 그 동안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학원도 다녀보고 테이프도 들어보고 여하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봤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야근을 하는 통에 도저히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다. 또 영어공부라는 것이 따분하기 그지 없었다. 도통 흥미를 붙일 수가 없었기에 공부하는 동안 집중력이 늘 문제가 됐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조만간 영어 실력이 눈에 띌 만큼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김씨는 이제 학원에 나가질 않는다. 녹음기를 틀지도 않는다. 그저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된다.

컴퓨터 모니터에는 자신이 즐겨 보는 성인 동영상이 떠 있다. 이를 보면서 영어를 배운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그림들 탓인지 눈을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집중력을 기르는 데에도 그만이다.


에로배우가 문장에 맞춰 연기

에로잉글리쉬의 최대 특징은 성인 콘텐츠를 교육에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현직 에로배우가 특정 문장에 맞춰 연기를 하기 때문에 연상 효과가 높다. 학습 진행 단계는 크게 동영상으로 영어를 배우는 ‘야동 강의실’, 사진을 통해 복습하는 ‘야사 강의실’, 발음듣기, 테스트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야동 강의실의 경우 그날 배울 학과에 맞게 특별히 제작된 동영상을 보며 문장을 숙지하는 단계. 일단 동영상을 통해 암기한 문장은 사진 캡션을 통해 다시 한번 복습하게 된다. 배운 문장의 발음이 듣고 싶을 경우 ‘발음듣기’ 버튼을 클릭하면 생생한 외국인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사이트를 통해 흘러나오는 발음은 이미 외국인 영어강사를 통해 2번이나 감수를 마쳤기 때문에 신뢰성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회사측은 이를 위해 거액의 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했다고 한다. 에로잉글리쉬 송승찬 대표는 “2달분의 동영상 과제를 제작하는데 16mm 에로비디오 10편을 만드는 비용을 지급했다”며 “참여한 강사진은 밝힐 수 없지만 대부분 현직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강사들이다”고 귀띔했다.

어느 정도 학습에 진도가 있을 경우 최종적으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 송대표는 “현재 생활영어반과 토익반으로 나눠서 교과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이트에 게재되는 콘텐츠는 하루에 한번씩 업데이트되는 만큼 꾸준히만 하면 상당한 학습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대표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그는 “최근 모 대학에서 재학생들을 상대로 암기력 테스트를 벌였다”며 “그 결과 에로틱한 영상에 단어를 매치시키자 가장 높은 암기력을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주장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모 대학 영문학과 교수의 설명.

“에스키모 개썰매를 구성할 때 수컷만 붙여놓으면 그다지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무리에 암컷을 선두에 세워놓으면 나머지 수컷들이 있는 힘을 다해 달린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을 상대로 영문학 강의를 하다 보면 사랑 얘기를 할 때 가장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특별히 영어가 아니더라도 일단 에로스가 붙으면 효과가 높은 게 사실이다.”


개설 두달만에 회원 1만명 넘겨

이 같은 이유 때문일까. 성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픈한 지 두 달도 안된 상황이지만 1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유료 회원으로 가입했다. 사이트를 찾는 성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사이트 게시판에는 ‘신선하다’, ‘기발하다’는 의견이 쉴새 없이 오르내린다.

직장인 이모씨는 “성인 사이트인 줄 알고 들어왔는데 알고 보니 영어 교육 사이트였다”며 “영어 교육을 포르노 동영상을 통해 제공한다는 착상은 정말 기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응큼한 네티즌의 경우 “동영상을 늘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영어 교육을 가장한 포르노 사이트일 뿐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A인터넷 성인방송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검찰 단속으로 기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게 최근 업계의 현실”이라며 “방향을 약간 틀기는 했지만 콘텐츠 내용으로 볼 때 기존 성인 사이트와 다를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말썽의 소지는 모두 없앴다는 입장이다. 송대표는 “사이트를 오픈할 때부터 포커스는 성인 콘텐츠가 아닌 영어 교육에 맞췄다”며 “이미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마친 만큼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사이트를 검토해 본 모 영어학원 강사는 “영어 공부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유사 포르노 사이트의 성격이 더 강하다”며 “콘텐츠의 90% 이상이 포르노 동영상이나 포르노 사진이고, 영어는 10%도 채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 강사는 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이트에 가입했다손 치더라도 곧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발한 영어교육 콘텐츠 홍수
   
영어 공부가 국민적 숙원 사업이 되면서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선보이고 있다. 게임을 영어에 접목시킨 토익 게임에서부터 3D 기술을 이용한 3차원 영어교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영어교육 전문업체인 세스영어는 최근 3차원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영어 교재 ‘가상현실 체험영어’를 출시했다. 이 교재는 3D 기술을 이용해 CD롬 등에 외국인의 현지 모습을 재현한 것이 특징. 때문에 영어권 국가에 가지 않고도 집안에서 외국인과 대화한 듯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실제 CD속 가상공간에는 호텔, 공항, 우체국 등 다양한 공간이 입체 영상으로 펼쳐진다. 뿐만 아니다. 학습자의 음성을 인식해 대답을 할 뿐 아니라 즉석에서 발음이나 표현의 교정이 가능하다.

토익에 게임을 접목시킨 토익게임(www.toeicnet.com)도 눈에 띤다. 사이트에 접속하는 다자간의 경쟁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게 게임의 장점이다. 초보자방에서부터 900점대의 고수방까지 ‘내공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대전 결과가 기록에 남기 때문에 막 입문한 초보자들은 무수한 패배를 경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콘텐츠들이 학습자들의 의욕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 우려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영어에는 왕도가 없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중요한 것은 학습자의 마음가짐인 만큼 공부에 참고만 할 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 르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

입력시간 2003/04/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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