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영원한 젊음, 자유를 입는다

다양한 이미지 연출, 천의 얼굴을 가진 매력의 패션진

봄은 패션진의 전성시기다. 들쭉날쭉한 날씨 탓도 있겠지만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젊음의 상징인 블루진은 언제나 사랑 받는 아이템이다. 그래서인지 이 시기가 되면 유명 진 브랜드들은 앞다퉈 신상품을 내놓고 늘씬한 톱스타들은 쭉 빠진 청바지를 입고 전면 광고에 나선다.

연령구분도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하나 이상씩 가지고 있는 대중적인 청바지는 함께 입는 옷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서 코디에 따라 캐주얼하게 또 섹시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광부들의 작업복에서 시작된, 누구나 쉽게 입지만 어떤 스타일로 입느냐에 따라 천의 얼굴을 가진 블루진, 그 다채로운 매력에 빠져보자.


같은 듯 다른 의미, 진과 데님

진(Jeans)과 데님(Denim)을 함께 쓰고 있지만 사실 두 단어는 조금 다른 뜻을 갖고 있다. 진은 능직으로 짠 모든 면직물을 뜻하며 데님은 능직으로 짠 천, 청바지의 소재가 되는 직물을 뜻한다. 진의 기원을 살펴보면 금광산업이 호황이던 19세기 중엽 미서부,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텐트를 팔기 위해 나선 청년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에 의해서였다.

그가 바로 진의 대명사 ‘리바이스(Levi‘s)’의 창시자. 텐트용 캔버스로 우리가 뽀빠이바지라 부르는 작업용 바지 오버롤(Overall)을 제작했는데, 이것이 진의 시작이었다. 처음에 갈색 천으로 만들어졌던 진은 파충류가 푸른색을 싫어한다는 속설로 인해 인디고 염색을 하면서 블루진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진의 매력은 바로 인디고(Indigo) 염색을 거치면서부터다. 인디고 염색의 농도와 염색횟수에 따라 진의 개성은 완성되는데 청바지의 명품 ‘리바이스501’은 여덟 번 이상의 염색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인디고 염료는 염색의 강조가 약해 여러 번 염색을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도 실의 표면에만 염색이 돼 안쪽은 희게 남는다.

현재는 천연 인디고 염색 대신 인디고이드 염료를 사용하지만 이 역시 반복적인 염색이 필요해 블루진의 다양한 멋은 계속되고 있다.

진을 자신의 체형에 맞게 입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충분히 멋스럽게 보일 수 있다. 체형을 감출 생각으로 와이드 힙합스타일을 입으면 더 뚱뚱해 보인다. 너무 타이트하게 입으면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 ‘아줌마패션’이 된다.

다리가 굵고 힙이 큰 체형은 일자형 스트레이트 진을 피하고 스트레치 소재의 부츠 컷(Boots-Cut) 스타일을 택한다. 힙과 허벅지 부분은 피트되면서 무릎 아래로 퍼지는 디자인이 하체를 날씬하게 보이게 한다. 또 허벅지 중앙에 세로로 색이 바랜 워싱 청바지가 두꺼운 허벅지를 가려준다.

청바지는 구입할 때 좀 타이트하다 싶은 사이즈를 고르는 것이 좋다. 라이크라 같은 고급 스트레치 소재가 첨가된 진이 아니라면 오래 입을수록 조금씩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골반에 걸쳐 입는 로 라이즈(low rise) 진은 좀 타이트하다 싶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를 고른다.

청바지에 클래식한 재킷을 입거나 럭셔리한 소품을 활용하면 진의 이미지도 고급스러워질 수 있다. 청바지에 티셔츠나 점퍼를 입으면 캐주얼하고 스포티해 보이지만 블라우스와 입으면 여성스러운 느낌이 난다. 여기에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면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요즘은 히피스타일의 액세서리로 색다른 멋을 내기도 한다.

터프한 멋을 내고 싶다면 찢어진 청바지나 색이 바래서 낡은 듯한 스타일은 어떨까. 먼저 절개를 원하는 부분을 칼로 긋고 뾰족한 도구로 올을 풀어준 다음 칫솔에 락스를 묻혀 그 주변을 문질러 주면 자연스러운 컷팅 진이 탄생한다.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을 주고 싶다면 돌멩이나 솔로 바느질된 부분을 집중적으로 문질러주면 된다.

진은 세탁의 정도에 따라서도 깊은 맛이 다르다. 그러나 진한 색 청바지를 계속 입고 싶다면 세탁에 신경 써야 한다. 가능한 세제 없이 세탁하는 것이 탈색을 방지해 주며 귀찮더라도 손빨래하는 것이 색을 오래 보존해 준다. 세탁기에 빨 때는 찬물에 짧은 시간, 단독 세탁한다.

스타일별 청바지 입기
   

베이직 스타일, 스트레이트 진= 일자라인은 가장 기본적인 청바지 디자인이다. 이 청바지는 펼쳐 놓았을 때 전체적으로 일자형이지만, 입었을 때의 비율을 생각해서 선택해야 한다.

마른 체형이라면 곧은 일자형이 어울리고 크고 두꺼운 힙이나 허벅지가 걱정스럽다면 허벅지에 잘 맞고 약간 아래가 넓게 떨어지는 디자인을 고른다. 스트레이트 스타일의 길이는 구두나 운동화를 신었을 때 굽이 살짝 보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밑위가 짧고 아랫단은 넓은 부츠 컷, 벨 보텀 진= 밑위 길이가 짧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넓어지는 부츠 컷은 날씬해 보이는 대표적인 디자인이다. 판탈롱과 비슷한 디자인이지만 허벅지는 타이트하고 부츠를 신었을 때처럼 무릎 아랫단의 폭이 넓은 디자인. 이보다 바지 밑단이 종처럼 넓게 퍼지면 벨 보텀 스타일이다.

배가 나오거나 허벅지가 두꺼운 체형을 커버할 수 있다.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것이 포인트이므로 높은 굽을 신는다. 섹시하게 연출하려면 상의도 짧고 타이트하게 입는다. 이때 화려한 허리벨트는 훌륭한 액세서리.

힙합스타일, 와이드 진= 전체적으로 넓게 퍼지는 스타일로 자칫하면 뚱뚱해 보일 수 있다. 완전한 힙합스타일을 지향한다면 상관없지만 상의는 타이트하게 매치 해야 여성스러워 보일 수 있다. 짧은 길이의 와이드 진은 귀엽게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발목과 신발이 드러나니 양말과 신발의 코디도 신경 쓴다.

색다른 디테일의 청바지= 작업복처럼 주머니가 밖으로 달린 스타일이 유행이다. 포켓은 부착된 부분의 면적을 작아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큰 힙이 단점이라면 힙 부분에, 허벅지가 굵다면 허벅지 부분에 포켓이 달린 디자인을 선택해 본다. 단, 장식적으로 부착된 포켓이 아니라 봉투처럼 커다랗게 밖으로 달린 포켓이라면 곤란하다.

 

거리에서 만난 청바지 멋쟁이
   

검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동대문의 쇼핑타운. 청바지 패션의 멋쟁이들을 찾아 나섰다. 거리에서 만난 청바지 멋쟁이들은 스트레이트 스타일을 많이 입고 있었다. 여성들은 짧은 밑위와 부츠 컷 디자인으로 날씬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청바지의 색은 거칠게 워싱된 빛바랜 색부터 검은 색에 가까운 진한 청색까지 다양했고 황색이 섞인 일명 ‘더티진’도 인기 아이템.

청바지의 자유로움은 색다른 절개선이나 찢어 입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상의 코디는 흰색 점퍼 스타일이 다수로 나타났다. 남성 청바지의 경향은 스트레이트 스타일과 힙합스타일로 나뉘는데 스트레이트 스타일은 자연스럽게 워싱된 색을 즐겼고 힙합스타일은 진한 청색이 많았다.

 

박세은

입력시간 2003/05/0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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