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아이의 마음으로 본 아이들의 세상


■ 난 과자나라에 가보고 싶어
최유리 지음/삶과 꿈 펴냄.

아이들 세계는 아이들이 제일 잘 안다. 그들이 무엇을 제일 좋아하는 지, 그들에게는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어른들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눈높이를 맞춰봐도 어른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아이들이 보는 세상은 다르다. 아이들은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난 과자나라에 가보고 싶어’는 초등학교 6학년생 어린이가 쓴 동시집이다. ‘이렇게 생각할거야’라며 어린이의 마음을 지레 짐작해 어른들이 쓴 동시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맛깔스러움은 덜 할 지 몰라도 어린이들의 입맛에는 더 맞을 수 있다.

60 여편이 실려있는데 한편 한편에 어린이의 상상력이 흘러 넘친다.


단풍잎이 빨개졌다/ 부끄러워서/ 교통순경 아저씨가/ 신호등 하라고/ 부탁했는데/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부끄럽나 봐/(단풍잎)

우산은 빗방울의 미끄럼틀/ 구름에서 쪼르르 떨어진 빗방울은/ 톡톡톡 갖가지 색깔의 우산을 타고/ 쭈르르르 미끄러진다/(우산)

분무기가/ 왜 물을 뿌리는지 아세요?/ 분무기의 턱을/ 꽉 하고 누르니까/ 아파서 우는 거랍니다/(울보들)

어른들 만큼이나 고달픈 요즈음 어린이들의 하루하루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엄마 아빠에게 슬며시 그러나 아차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불만 토로다.

오늘은/ 바쁜 날/ 하루종일/ 집에서 학원으로/ 학원에서 집으로/

내일도 바쁜 날/ 모레도 바쁜 날/ 언제나 바쁜 날인걸/

언제 쉬나??/ 너무너무/ 힘들어~ (언제나 바쁜 날)

어른들은 공부만 시킨다/ 엄마 몰래 조금씩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다가/ 들켜서 야단 맞는다/ 앙앙~/ 너무너무 미워/ 엄마 아빠 미워/(나의 취미)

동시집에 그려져 있는 예쁜 그림들도 지은이 최유리양이 직접 그린 것이다.

입력시간 2003/05/0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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