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 독일 프라이부르크

익숙하지 않은 여행지, 고풍스런 돌길 등 의외의 볼거리 탄성

낯선 곳에서 숨겨진 매력과 만난다

프라이부르크를 찾던 날, 낮게 깔린 잿빛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 듯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프루다못해 검은 빛을 띤다는 독일 흑림 지대가 시작되는 도시.

하지만 4월말에 본 흑림은 검다기 보다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시원한 빗줄기를 기다리는 듯 했다.

우리에게 프라이부르크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독일이라면 베를린이나 뮌헨을 먼저 떠올리고 여행자들은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함부르크 등의 대도시와 작지만 그림 같은 성때문에 유명한 퓌센 등지를 찾곤 한다. 프라이부르크 낯선 도시다.

하지만 음악이나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혹은 유럽축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에게 프라이푸르크는 낯설지 않다. 음악과 법학으로 유명한 프라이부르크 대학, 생태도시의 본보기로 꼽히는 도시, 그리고 독일 분테스리가에서 중위권을 차지하는 SC프라이부르크팀때문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익숙한 곳이 프라이부르크다.

흑림과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몇 천년전 인간이 만든 숲 흑림은 이제 세계를 대표하는 자연 숲지대가 되었다. 중부나 북부와는 달리 날씨가 좋고 일조량이 많아 포도가 잘 자라고 따라서 좋은 와인이 만들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고풍스러운 구시가지

구시가지의 중심은 대성당(Munster)이다. 도시 어디에서건 이 성당의 독특한 첨탑이 보이기 때문에 좋은 이정표가 된다. 성당은 1200년에 짓기 시작해 모든 부속건물의 완공을 본 것은 1513ㄴ녀에 이르러서 였다. 프라이부르크 주변에 대성당만큼 높은 건물은 없다.

일요일을 제외하면 첨탑 전망대까지 올라가 볼 수 있다. 대신 일요일 아침에는 성당의 미사를 보기 위해 광장을 가로질러오는 신부와 사제들의 행렬을 볼 수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되풀이되는 이 행사는 아침 11시경에 있다. 미사를 위해 복장을 갖춰 입은 신부와 하얀 옷을 입고 그 뒤를 따르는 사제들, 성가대 소년들로 이뤄진 행렬이 무척 독특하다.

성당 내부는 화려하면서도 경건하게 꾸며졌다.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스테인드 글라스는 다채로운 색채로 빛난다. 첨탑에 걸린 '호산나'라는 이름의 종은 1258년에 주조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알려져 있다.

대성당 광장에는 매일 아침 시장이 선다. 인근에서 재배한 채소와 과일들을 농부들이 직접 가지고 나와 판매하기도 하고 꽃시장이 서기도 한다. 일요일이나 공휴일 등에는 장이 없다. 활기 넘치는 아침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세계대전 당시 프라이부르크도 폭격을 받아 대부분의 건물드이 부서졌는데 대성당과 광장 주변의 두어개 정도는 다행히 폭격을 맞지 않았다. 광장 동편의 붉은 건물 역시 폭격을 피한 것 가운데 하나인데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인다. 프라이부르크의 역사와 유적들을 볼 수 있다.


구시가지 거리마다 작은 수로

거리를 거닐다보면 두 가지 특이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바닥에 온통 돌을 박아 포장을 했다는 것과 운하같이 생긴 작은 수로들이 거미줄처럼 도시 여기저기를 흐른다는 것이다. 먼저 거리에 포장된 돌들은 이 도시의 특징으로 라인강에서 가져온 돌을 깔아 만든 것이다. 주먹 정도 크기의 돌을 반으로 갈라 편편한 면이 위로 올라오도록 박아 넣은 것으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했다고 한다.

몇 백년 된 것에서부터 최근에 보수한 것까지 연대가 다양하다. 재미있는 것은 상점의 경우 자신들이 파는 물건을 상징화해서 상점 앞에 돌을 박아 간판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칼을 파는 집이라면 다른 색깔의 돌로 칼 무늬를 만들어 넣는 식이다.

수로는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프라이부르크만의 독특한 것이다, 수원이 흑림에서 시작되어 도시로 흘러들기 때문에 물이 맑고 무척 차다. 중세시대 당시 구시가지의 건물 대부분이 ㅁ고재로 만들어졌는데 불이 날 경우를 대비해 수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대 만들었던 수로가 그대로 이용되고 있다.

여름철이면 아이들이 물속에 들어가 장난을 치기도 하고 나이 많은 어른들은 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잊기도 하는 등 정겨운 모습을 연출한다.

성당과 함께 구시가지를 대효하는 또 다른 건물은 시청사다. 중세시대에 지어진 여러 개의 빌딩들을 하나로 엮어 시청으로 쓰고 있다. 새 시청사 건물은 1901년에 완공된 르네상스 양식이다. 정문앞에는 시청 광장이 펼쳐지고 광장 가운데 시원한 물을 뿜어 올리는 분수대가 자리하고 있다.


프라이부르크의 나이트 라이프

중세시대 시가지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지금은 두 개의 정문이 그 흔적을 보여준다. 마틴스토어(Martinstor)와 슈바벤토어(Schwabentor) 등 두 개의 성문으로, 가운데 아치형 문이 뚫렸고 위쪽에 커다란 벽시계가 달린 첨탑처럼 생겼다.

마틴스토어 오른편으로 자리한 건물들은 대부분 프라이부르크 대학 소속 건물이다. 베르톨토 거리에 면한 올드 유니버시티 쿼터, 유니버시티 라이블러리 등이 한 구역 안에 있다. 이 곳을 대학라가라고 불러도 좋은데 밤이 되면 대학가의 작은 골목들에 젊은이들이 모여 든다. 여기에 분위기 있는 카페며 술집, 나이트클럽 등이 몰려 있기 때문.

프라이부르크는 남서부 독일의 문화적인 중심지다. 공연이 많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한데 평균을 내보면 하루에 2.5회의 공연이 열린다. 크고 작은 공연장이 많고 공연을 즐기는 인구 또한 많은 편이다.

그날 열리는 공연을 찾아보는 것도 좋고 대학가에서 밤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단, 이곳 젊은이들은 본격적인 나이트라이프를 늦게 시작하므로 저녁식사를 느긋하게 즐긴 다음 천천히 찾아가도록 한다. 최소한 10시는 넘어야 하며 나이트클럽의 경우 영업 시작 시간이 11시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려면 12시 정도는 되야 한다는 얘기. 대학가의 니멘스 거리나 뢰벤 거리 등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마음에 드는 술집을 발견할 수 있다. 베르톨트 거리에는 현대적인 분위기의 바들이 몇 개 있다.



독일 최고의 테마공원 유로파 파크

프라이부르크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유로파 파크는 독일에서 가장 큰 유럽에서는 파리의 유로 디즈니랜드에 이은 대규모의 테마공원이다. 공원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지난해 관람객 수에서 유로 디즈니랜드를 앞섰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다.

독일에 있지만 위치상 스위스 바젤에서 1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주변 국가들에서도 많이 찾는다.

유로파 파크의 매력은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 같은 놀거리와 함깨 로맨틱하게 꾸며진 전체 분위기에 있다. 2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조금씩 부지를 넓혀가며 고목들이 많고 공원을 가로지르는 두어 개의 시냇물 등 자연이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공원은 유럽의 여러 나라를 테마로 영역을 나누고 있다. 독일 거리, 스페인 거리, 러시아 거리, 영국 거리, 프랑스 거리 같은 식으로 모두 17개의 나라들이 존재한다. 그 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입구를 지나면 맨 처음 독일 거리가 나온다. 거리 오른쪽에는 베를린 장벽이 서 있는데 실제로 베를린 장벽 일부를 가져온 것이라고 입구에서 출발해 공원을 한바퀴 돌아오는 모노레일 전차를 타고 둘러보며 자신이 갈 곳을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럽에서 가장 높고 가장 큰 롤러코스터인 실버스타는 유로파 파크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탈거리. 73m 높이에서 거의 수직에 가깝게 떨어지는데 번지점프를 하는 것처럼 짜릿하다. 이밖에도 다양한 탈거리와 쇼. 공연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놀이시설이 많아 가족 단위로 찾는 이들이 많다.

매일 문을 열며,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영업한다. 입장권은 어른 25유로(한화로 약3만5,000원), 어린이(4~11세) 22.50유로, 입장권만 구입하면 공원 내 모든 시섦루들을 이용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www.europapark.de



☞ 항공 : 프랑크푸르트까지 항공기를 이용한 다음 프라이부르크까지 기차나 버스로 이동한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에서 프랑크푸르트행 직항편을 매일 운항한다. 약 11시간30분 소요. 대한항공은 매일 1회, 아시아나항공은 주 4회(월,수,금,일요일) 직항편이 있다.

☞ 현지교통 프랑크푸르트에서 프라이부르크까지 차량으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기차의 경우 ICE(Inter City Express)가 주로 운행하며 2시간 20분이면 도착한다. 1시간에 한두 대 정도로 자주 있으므로 편리하다. 프라이부르크 시내는 아담한 편이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돌아다닐 수 있다. 중앙역에서 시내 중심에 있는 대성당까지 걸어서 15분 정도면 도착한다. 대부분의 볼거리가 구시가지 안에 몰려 있다. 흑림 여행을 할 경우 기차나 버스로 20~30분 정도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 여행자 안내소 중앙역에서 베르톨트 거리를 따라 시내로 가다가 로텍링(Rottecking)을 만나면 길을 건넌다. 좌회전해서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여행자 안내소가 보인다. 로텍링 14번지에 위치, 시내와 흑림에 관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평일에는 오후9시까지, 토요일은 5시,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문을 연다.

☞ 숙소 시내 중심에 20여개의 호텔들이 있다. 버스나 트램 등을 이용해야 하는 시내 외곽의 호텔까지 모두 합하면 70여개에 이른다. 저렴한 것부터 럭셔리 호텔까지 다양하므로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고르면 된다.

☞ 음식 독일 음식이라고 하면 대부분 소시지를 떠올리는데 소시지 외에도 다양한 음식이 있다. 프라이부르크만의 음식은 따로 없지만 이 지방에서 생산하는 와인이 있으므로 요리와 함께 맛보는 것도 좋다. 대성당 광장에 면한 식당들은 오래 전부터 영업해온 전통있는 곳들이다. 이 가운데 "Oberkirch"sms 1, 2층은 레스토랑, 위쪽은 호텔로 이용되는 곳인테 맛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입력시간 2003/05/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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