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ex Good Life] 오래 서도 병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한번쯤 이런 상상을 해봤을 터이다. 마음먹은 대로 음경의 발기가 몇 시간이고 계속돼 상대를 수도 없이 만족시켜 주는 상상을.

그러나 이건 상상으로 그쳐야 한다. 발기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의학적인 용어로 ‘음경 지속 발기증’이라고 하는데 성적인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발기가 몇 시간이나 지속되면 이러한 병명을 붙이게 된다.

발기한 상태로 몇 시간 지속되면 발기를 담당하는 음경 해면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음경 해면체에 혈액이 고여서 음경이 단단해지는 발기상태에 들어가는데 이 때에는 새로운 동맥혈이 해면체 안으로 유입이 안된다.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동안은 새로운 동맥혈의 유입이 없어도 해면체에는 아무 지장이 없지만 한계를 넘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 몸의 다른 기관 조직과 마찬가지로 음경 해면체에도 신선한 동맥혈이 계속해서 흐르지 않으면 조직의 허혈 상태가 진행돼 해면체의 섬유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향후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음경 발기를 기대할 수가 없게 된다.

물론 신체적으로 건강한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이러한 경우가 좀체 발생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특정한 약물을 사용할 때 ‘음경 지속 발기증’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예로 발기부전때문에 발기를 유발하는 주사제를 음경 해면체내에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이다.

또한 일부 향정신성 약물, 고혈압약, 혈액 응고를 저하시키는 약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 교통사고 등의 외상으로 음경으로 가는 혈관이 상처를 받아 음경 지속 발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여하간 어떤 원인으로 인한 것이던 음경 발기가 4시간 이상 지속이 되면 즉시 병원 응급실로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구 가톨릭의대 박재신 교수

입력시간 2003/05/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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