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리그] 한국의 '필립스 앤도버' 민족사관고등학교

유학 준비생 전원 미 명문대 합격

'세벽 6시 기상, 6시30분 혼정신성(아침문안인사), 7시 심신수련(태권도나 검도 선택), 8시 조회(시조로 된 교훈 외우기, 영어 상용의 목적), 8시30분 수업시작, 밤 6시50분~11시50분 기숙사 자율 학습.'

미국 '아이비 리그'행의 국내 관문으로 꼽히는 자립형 사립고인 민족사관고의 기숙사는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올해 유학 준비생들로 구성된 국제학부생 전원(11명)을 하버드와 예일. 프린스턴 등 미 명문대에 합격시킨 민사고는 고1때부터 국어와 국사 과목만을 빼고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아이비 리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필립스 아카데미 등 미국의 명문 사립고와 같이 민사고는 수업 방식이 모두 토론과 쓰기에 맞춰져 있다. 교사와 학생간의 비율은 3.3대 1로, 장래 진로와 개인 문제 상담을 위한 사제간 대화의 문턱이 거의 없다.

일반 고교의 교과 과정과는 달리 리더십의 바탕이 되는 6가지 종류의 전문 능력및 품성을 함양시켜, 졸업전까지 이를 일정수준에 이르도록 하고 있다.

우선 미국 유학 생활의 기본이 되는 영어 실력 함양을 위한 '영어품'과 하루 40분씩 태권도와 검도를 선택해 졸업시까지 단 자격증을 따는 '심신 수련품'이 있다.

또 전통 악기인 가야금과 대금, 단소(선택)등을 연주하는 '예술품', 서양 고전필독 도서 50권을 읽고 검증하는 '독서품', 3년간 80시간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봉사품', 컴퓨터 활용 능력을 기르는 '정보품'등으로 이수 교과 과정이 짜여져 있다.

이 학교 국제학부 학생들은 소수정예로 교사의 연구실에서 이뤄지는 수업중 7, 8교시는 대학과 같이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을 각종 과목을 미리 고등학교에서 공부하고 시험을 치르는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이 민사고다.

박하식 교감은 "가치관이 형성되는 고교시절 확실한 민족 교육과 인성 교육 없이 영어 능력 배양을 위주로 유학 준비에만 매달릴 경우, 점수 위주의 뿌리 없는 교육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사고는 이 같은 폐단을 줄이기 위해 각종 교내 대외 활동 등을 중시하고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키워 나갈 인본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3/05/2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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