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스포츠 프리즘] 흥미진진, 프로야구가 다시 선다

[스포츠 프리즘] 흥미진진, 프로야구가 다시 선다

홈런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이승엽(27ㆍ삼성)의 브레이크 없는 무한질주, 시즌 초 예상됐던 삼성과 기아의 양강 체제를 무너뜨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의 돌풍. 그리고 용병수혈을 통해 복수혈전을 꿈꾸는 롯데의 부활. 초반 탐색전을 끝내고 중반전으로 치닫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3가지 특징이다.


이승엽 “바꿔 바꿔 다 바꿔”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포가 연일 불을 뿜고 있다. 지난 달 15개의 홈런포를 터뜨려 월간 최다홈런 타이를 기록한 이승엽의 방망이는 6월로 접어들면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6월 5경기에서 5개의 아치를 그릴 정도.

6일 기아와의 광주 원정경기에서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50경기 만에 26호 아치를 그린 이승엽은 통산 294호 홈런을 기록, 세계최연소 300홈런에 6개를 남겨놓은 상태. 이승엽의 나이는 6일 현재 만 26세9개월19일째. 통산 1,063경기를 치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가 올 시즌 초 통산 1,117경기째인 27세8개월6일 만에 300홈런을 달성했다.일본프로야구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왕정치가 통산 1,126경기째인 1967년 27세3개월11일만에 기록했다.경기당 0.52개꼴로 홈런을 양산하고 있는 현 페이스대로라면 이번 주말께 최연소 300홈런 대기록이 작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은 한국 최다홈런 신기록(54개)을 세웠던 1999년 때보다 페이스가 훨씬 좋다. 당시 55경기 만에 26호 홈런을 터뜨린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5경기나 빠르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69개의 아치를 그려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일본 프로야구가 갖고 있는 55개의 아시아 홈런 신기록도 깨게 된다.

일본에서는 왕정치가 1964년 140경기에서 55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2001년에는 긴테쓰의 로즈(140경기)가, 2002년에는 세이부의 카브레라(128경기)가 각각 55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개막전 이승엽은 “타율, 타점에만 신경쓸 뿐 홈런에는 욕심이 없다. 올 시즌 홈런은 32개만 기록해 300홈런을 채우고 빅리그로 진출하겠다” 고 말했으나 세계 최연소 300홈런,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은 이미 그의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SK 태풍, 이유가 있다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구단행정, 그리고 인화를 우선시하는 팀 분위기, 실력은 그 다음이다. 만년 하위팀 SK가 올 시즌 선두로 올라선 이유다.

실제로 SK엔 스타플레이어가 없다. 그러나 알토란 같은 선수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감독도 유명 선수출신이 아니다. 지난해 삼성에서 배터리 코치를 활약한 조범현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전문가들은 SK가 태풍의 팀으로 떠오른 첫째 이유로 조범현 감독의 분석, 인화야구를 꼽고 있다. 조 감독이 분석야구의 대가 김성근 전 LG감독의 애제자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김 감독의 지도스타일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조감독은 상대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손바닥 보듯 꿰뚫고 있어 수읽기에 능하다. 여기에 조 감독의 용병술과 팀워크를 우선시하는 인화야구가 뒷받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SK는 투타의 조화가 가장 잘 이루어진 팀이다. 싱싱한 영건이 축을 이루는 마운드와 소나기 안타를 퍼붓는 소총타선이 조감독의 야구색깔과 딱 맞아떨어진 것도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다. 4할대를 넘보는 타격1위 (0.388) 이진영과 에디 디아즈(0.320), 이호준(0.314)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그 화력이 간단찮다.

여기에 에이스 이승호(3승)를 필두로 채병용(6승) 제춘모(4승) 송은범(4승) 정대현(4승)등 젊은 어깨들은 팀이 거둔 32승 중 21승을 만들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은 ‘태풍의 밑거름’이 됐다. 올 시즌 FA최대어인 박경완을 19억원에 데려 오는 등 수혈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조규제와 철벽 마무리 조웅천을 15억원을 주고 2001년 현대에서 데려왔고 지난해에는 롯데에서 김민재를 10억원에 영입, 팀 전력을 보강했다.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수준급 선수들을 집중 스카우트한 게 전력상승의 요인이다. 되는 집안엔 가지나무에 수박이 열린다고 했던가. SK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롯데, 질풍노도 끝이 어디냐

“이제부터 시작이다. 6월 대반격을 지켜보라.” 백인천 롯데 감독의 말이다. 롯데가 새 용병 로베르토 페레즈(34)와 이시온(28ㆍ본명 엔카네이시온)이 합류한 이후 공포의 팀으로 변신, 대약진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는 이들의 합류 이후 6일까지 11경기에서 7승4패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페레즈는 11경기 연속안타를 기록하는 등 49타수 22안타(2홈런) 타율 4할4푼9리 11득점 11타점을 기록하고 있고, 페레즈 보다 2경기 늦게 합류한 이시온도 9경기 연속안타에 35타수 12안타(1홈런) 타율 3할4푼3리 4득점 6타점으로 공격을 이끌고 있다. 롯데 팬들은 ‘호세가 두 명이나 된다’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영입 효과 진짜 의미는 패배에 젖어 있던 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다는데 있다. 개막 이후 12연패의 치욕을 당하는 등 시즌 초반 탈출구가 안보이던 롯데는 여전히 순위는 7위에 머물고 있지만 용병 가세 이후 수준급 성적을 거두고있다.

우선 장거리포를 탑재한 용병 타자가 중심에 배치됨에 따라 소총부대의 이미지를 벗으며 타선에 한층 중량감이 실리게 됐다.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마운드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 김장현(3승)-박지철(4승)-손민한(1승)-염종석(3승)-이정훈(3승)의 선발진이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가득염, 주형광, 양성제, 노승욱 등이 버티는 중간 계투진은 8개 구단 가운데 최다 홀드(27개)를 합작할 정도로 위력적이다.

중반으로 넘어가는 올 시즌 프로야구가 롯데의 상승세로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상황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롯데는 어떤 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플레이에도 활력이 넘친다. 실제 롯데는 3~5일 LG와의 원정 3경기를 모두 싹쓸이 하며 올 시즌 첫 3연승의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롯데가 이렇게 확 달라지자 조용하던 부산구장에서도 ‘부산 갈매기’가 다시 힘차게 울려 퍼지고 있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입력시간 2003/06/12 14:21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권동철의 미술산책
삐따기의 영화보기
배너
2021년 06월 제2882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1년 06월 제2882호
    • 2021년 06월 제2881호
    • 2021년 05월 제2880호
    • 2021년 05월 제2879호
    • 2021년 05월 제2878호
    • 2021년 05월 제2877호
    • 2021년 05월 제2876호
    • 2021년 04월 제2875호
    • 2021년 04월 제2874호
    • 2021년 04월 제2873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호수, 기암괴석 품은 안달루시아 마을 스페인 로스로마네스& 안테케라 호수, 기암괴석 품은 안달루시아 마을 스페인 로스로마네스& 안테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