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한국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시대를 확실히 벗어날 것인가.

한마디로 전망은 밝다. 국제 평가기관들은 한국이 이미 ‘경제저점’ 을 지나 상승국면으로 돌아서고 있으며 빠르면 올해 2·4분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까지 하고 있다. 이 낙관적인 전망은 정부가 국민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여론조성용이 아니라 지난1년여간 우리 경제의 ‘조타수역’ 을 담당했던 IMF보고서나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등에서 내놓는 각종 보고서와 신용상향평가 등 조치에 기반한 것이어서 더욱 신뢰성을 주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확실시됨에 따라 새해 경제운용방향을 조금 ‘공격적’ 으로 수정, 경제성장률을 당초 예상한 플러스 2%에서 3~4%로 끌어올렸다.

또 신용등급이 올라갈 경우 외채 이자부담이 줄고 외국인투자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올해 국내에 순유입되는 외화인 종합수지흑자 전망치도 100억달러에서 200억달러선으로 늘려잡았다.

이런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지난 연말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지역 금융기관중 처음으로 영국 런던에서 2억달러가 넘는 채권발행에 성공하는 등 신용등급상향가능성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공공사업예산 조기집행으로 경기부양

정부는 이와함께 국가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내년중 상환만기가 돌아오는 310억달러 단기외채를 만기연장하거나 새로 차입할 때 적용되는 금리가 2%포인트 정도 낮아져 연간 10억~20억달러의 이자감소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경부의 한 당국자는 “외국인투자도 당초 예상한 150억달러에서 200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특히 민간기업과 은행의 외자조달이 본격화해 종합수지는 200억달러의 흑자가 가능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수출입은행은 지난 연말 가산금리(기준금리는 런던은행간 단기차입금리인 리보) 1.5%로 2억6,500만달러의 자산담보부증권 발행에 성공하고, 발행증권에 대해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로 부터 최우량신용등급(4년만기)인 ‘AAA’ 평가를 받았다. 1.5%의 가산금리는 미국과 일본 등의 우량기업이 발행하는 채권금리와 같은 수준이다.

따라서 정부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져 경제운용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재정경제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연말 “99년 2월께에는 무디스 등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면서 “이 경우 외환부문의 어려움은 해소되기 때문에 경기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내년 성장률을 3%이상 수준으로 높일 방침” 이라고 밝힌바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33조원의 공공사업예산을 조기집행하는 한편 재정적자 확대를 통한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1일 경기를 조기에 부양시키기위해 99년년 예산 80조1,000억원(일반회계기준)의 57.4%인 46조원을 상반기중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또 특별회계의 사회간접자본(SOC)건설 및 중소기업 지원사업 등을 포함한 580개 주요 투자사업의 경우 전체 예산 43조원중 28조1,000억원(65.3%)도 상반기에 풀기로 했다.

경상수지 흑자목표는 200억달러 유지키로

분기별로는 1·4분기가 16조3,000억원, 2·4분기 11조8,000억원 등이며 상반기 예산집행 비율이 50%를 초과하는 것은 사상처음이다.

정부는 특히 SOC 등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사업의 예산은 최대한 1·4분기에 배정하고 올해 추경예산사업중 불가피하게 내년으로 이월되는 사업에 대해서도 공사를 최대한 독려, 1·4분기에 모두 집행이 끝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예산 조기집행외에도 한국은행 일시차입금 5조원을 상반기에 전액 조달하기로 했다. 또한 적자보전을 위해 발행키로 한 국채(13조5,000억원)도 8조1,000억원을 상반기에 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함께 주요투자사업중 경기진작효과가 큰 280개 사업은 사업별로 월별 예산배정및 자금계획을 수립, 예산집행상황을 매달 점검하기로 했다.

국무회의는 이런 내용의 ‘99년 예산배정및 자금계획’ 을 확정·의결했다.

정부는 이어 경제장관간담회와 경제대책조정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99년경제운용방향의 세부내용을 조정한바 있다.

정부는 그러나 올해에는 경기진작으로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 경상수지흑자목표는 당초 예상한 200억달러를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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