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때문에 힘들다라는 분이 많으시지요? 변비는, 배변 시의 불편함 또는 고통은 차치하더라도 몸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습니다.

몇몇 예를 들어보면 ‘피부에 나쁘다’, ‘아랫배가 보기 싫게 나온다’, ‘비만이 된다’, 또는 ‘몸에 독소가 쌓여 만병의 원인이 된다’ 등이지요. 그래서, 변비에 좋다는 음식, 변비약, 관장에 더 보태어 심지어는 숙변을 제거한다는 장청소까지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몸에 오는 여러 가지 증상 중, 변비만큼 몸에 미치는 해가 과장된 것은 없습니다. 우선 변비의 불편함이란, 그 자체가 병이라기 보다는 잘못된 배변습관 때문에 옵니다. 배변 시 느끼는 불편함과 힘듦, 그리고 통증 등은 사실은 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억지로 내보내려고 할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나갈 시간이 되면 우리의 대장은 알아서 힘 안들이고도 쉽게 배출을 하게 해 줍니다.

몸으로 봐서는 며칠간 보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꼭 매일 배변을 해야 된다고 믿는 것이 바로 있지도 않은 변비를 만든다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한국인의 기질 중의 하나인 빨리 빨리도 그 심리적 기전으로 작용을 합니다.

아랫배가 나와 비만이 된다는 것도 참으로 어불성설입니다. 비만은 지방이 많은 것이지, 변이 많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배변을 잘한다고 해도 변은 다시 차게 마련이고, 변을 뺐다고 지방을 뺄 수는 없습니다. 아랫배가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여성들의 복근에서 찾아 볼 수가 있습니다.

복근이 약해 충분히 받쳐 주지를 못하기 때문에, 섰을 때 내장이 밑으로 처져 아랫배가 불룩해지는 것이지요. 여성들이 복근운동을 하면 복근이 강해져 처진 아랫배를 어느 정도 들어가게 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아랫배를 둘러 싸고 있는 기름을 빼는 것은 아닙니다.

변비 자체는 피부를 나쁘게 하거나 몸에 어떠한 독소도 남기지를 않습니다. 변비는 몸에 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렇다고 믿으면 오히려 그 마음의 스트레스가 몸에 더 악영향을 미치게 합니다.

변비가 나쁘다고 들었던 무수한 말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변비에 좋다는 제품이나 치료법이 뒤에 숨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제품을 팔기 위해 병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숙변도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배변을 하게 하는 대장기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쳐야 할 것은 숙변의 제거가 아니라, 떨어진 대장기능이지요. 약을 먹을수록 장청소를 할수록 대장기능은 더 떨어지게 됩니다.

변비는 병이 아닙니다. 또한 변비는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더 만성화되는 경향을 보이지요. 애쓰지 않고 기다려 보면 우리 몸은 알아서 불필요한 것을 배출해 줍니다. 얼마까지요? 한 2주일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유태우 ty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