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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통보리사초

모래땅에 함초롬 "보물 같아요"



식물에 처음 관심을 가진 사람은 우선 꽃에 마음을 판다. 그것도 크고 화려한 원색의 꽃을. 그러다가 점점 잔잔하고 소박한 우리 꽃에 마음을 두게 되고 그 다음에는 꽃이 피지 않고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의 세계에 빠지게 되는 것이 마지막 단계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식물의 세계에서 고운 빛깔의 꽃을 가진 것은 일부분이며 무궁무진하게 빠져들 수 있는 특별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 뒤 그 속으로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면 꽃은 있지만 꽃 같지 않은 벼과나 사초과 식물들에게 한번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 은은하고 독특한 그들만의 멋이 있으며 남들은 보고도 구별되지 않는 식물의 모습을 잡아내는 재미가 크다.

여름 휴가로 떠난 바닷가, 모래와 사람밖에는 만나지지 않는 그 곳에 가서도 찾아 낼 수 있는 식물도 여럿 있다. 갯메꽃, 갯사상자, 갯방풍, 수송나물 … 통보리사초도 모래땅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그런 식물 중에 하나이다.

이름도 생전 처음 들어본 그런 낯선 식물을 어떻게 바닷가에서 찾겠느냐고 생각된다면 ‘큰보리대가리’라고 하는 이 식물의 별명을 알면 금새 찾을 수 있다. 보리이삭같이 생겼지만 큼직한 꽃이 달렸으며 키는 한 뼘쯤 된다. 사초과 식물이니 벼과식물인 보리와는 달리 줄기를 만져보면 삼각형으로 각이 져 있어 구별할 수 있다. 너무 사람이 많지 않은 조금 한적한 바닷가 그래서 간혹 식물들이 남아 있는 곳이라면 통보리사초 찾아보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

꽃은 늦은 봄에서 여름내 볼 수 있다. 이즈음에는 한쪽에서는 녹색이 도는 꽃이 핀 개체도 있고 한쪽에서는 이미 열매가 익어가는 누런 개체도 함께 볼 수 있다. 줄기는 제법 단단하고 뿌리는 매우 굵고 깊다. 양분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듯한 짠 모래땅에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독특하고 장하다.

물론 이 식물을 관상용으로 키우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뿌리의 모양이 옮겨 심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구태여 특별한 목적이 있어 키우고 싶다면 포기나누기나 종자번식도 가능하다.

예전에는 바닷가에 워낙 많아 목초를 만들거나 거름을 만드는데 이용했을 정도인데 이젠 통보리사초가 살아갈 바닷가엔 사람들을 위한 시설로 가득하여 이러한 쓰임새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대신 열매를 사실이라는 생약명으로 약용으로 쓰는데 허약한 몸을 보호하는데 효과가 있다.

바닷가에서 통보리사초라도 자라나 싶어 돌아다니다 보면 보물찾기라고 하는 기분이 든다. 하긴 모래땅에 자라는 모습을 보면 이보다 귀한 보물이 또 어디 있으랴 싶은 마음도 든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원 ymlee99@fog.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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