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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

'多與一野' 체제로 재편 가능성, 영남권 공략 위한 '신당' 불가피 전망



민주당이 신당 창당 문제를 놓고 신·구주류간 극한 대립에
휩싸이면서 총선구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8월28일 고함과
욕설이 오간 민주당 당무회의 모습. 고영권 기자



한 개 야당에 다수 여당 체제? 이것이 내년 17대 총선의 지형도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신당 창당 문제로 분당 위기에 처해 있지만 그 결과에 상관없이(통합신당이 되든 신당과 기존 민주당으로 나뉘든) 한나라당은 최소한 두개 이상의 여당과 힘겨루기를 해야 할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먼저 집권 여당의 숙원은 ‘동진’(東進)이다. 철옹성 같은 영남권 한나라당 아성을 깨기 위해서는 물량 공세든 인해전술이든 어떤 전략도 감수해야 할 처지다. 호남 상황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신당이 창당될 경우 구 주류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당연히 이 지역 인사들은 통합신당을 바라고 있다.

또 ‘영원한 격전지’ 수도권은 성향면에서는 노무현 정권과 가장 근접한 지역이다. 잘만 추스리면 선전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의 지역 구도로 갈린 정치지형을 보수대 개혁 구도로 몰아가면서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국 대주주격인 호남 민심은 단단히 붙잡고, 영남권에서는 PK(부산ㆍ경남)지역 출신 대통령을 앞세워 은근히 지역 감정을 호소하되 전반적인 선거구도를 보혁(保革) 대결로 이끌어 내야 하는 복잡한 3차 방정식이 여당의 총선승리 전략인 셈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결론은 자명하다. 이런 3차원적인 해법을 지금의 민주당 하나로는 모두 담아내기가 어렵다. 지역 민심에 어울리게, 유권자 성향에 맞게 정당을 나누고 쪼개서 반(反) 한나라당 전선을 형성해야 가능한 일이다.


영남신당(嶺南新黨) 꿈틀?



영남권은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다. 한나라당이 현 의석수를 지켜낸다면 전체 결과를 봐도 본전은 찾을 수 있다. 반면 집권 여당이 단 한석도 얻지 못한다면 이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이 지역의 심판이나 다름없다. 현 정부가 영남권에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혁신당추진연대회의(신당연대)는 8월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창당 발기인 선언대회를 갖고 개혁신당에 참여할 1만3,000여명의 진성 당원 명단을 발표했다. 발기인에는 함세웅 신부와 윤영규 전 전교조 위원장 조성우 민화협상임의장 등 개혁성향 재야인사들과 조성래 변호사 민주당 부산지역 원외지구당 위원장인 정윤재 최인호씨 등이 포함됐다.

정대철(가운데)대표 등 당 수뇌부의 표정이 최근의
민주당 사정을 말해주는 듯 심각하다.

신당연대는 9월7일 창당준비위 결성식을 갖고 12월께 개혁국민정당과 통합연대 등과 합쳐 정식 창당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박명광 신당연대 상임대표는 최근 청와대를 나온 7명의 비서관들에 대해 “부산지역 정서로는 민주당 간판은 힘들기 때문에 신당연대로 출마할 것”이라며 “우리는 영입할 준비가 돼 있고 사전 교감이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노심’(盧心)을 업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박 대표의 말대로 영남권에서는 민주당 간판으로는 당선이 어렵다. 이는 통합신당이 돼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신당연대는 민주당 신당과 손을 잡지 못하더라도 자체 간판으로 영남지역 후보를 내려고 하고 있다. 실제 득표전에서도 그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김원웅 유시민 의원의 국민개혁정당이나 한나라당 탈당파들의 모임인 통합연대와는 개별적인 연합은 가능하다. 따라서 노심을 바탕으로 한 영남권 중심의 신당은 창당 초읽기에 들어가 있다. 여기에는 개혁성향의 친노 세력이외에도 한나라당에서 공천탈락한 거물급이나 지난 총선에서의 민국당 출마자들도 대거 합류할 움직임을 보인다. 반(反) 한나라당의 영남권 세력은 이렇게 집결한다.


호남과 수도권 성패는 민주당 분당여부?



민주당의 영원한 텃밭인 호남지역이 사실 골치거리다. 신ㆍ구 주류를 아우르는 통합신당이라면 호남 민심은 얻을 수 있지만 개혁성향의 표심은 좀 멀어진다.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위협받게 된다. 그렇다고 수도권 진격을 위해 구 주류를 떨킬뺨?신당이 태동한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위시한 동교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오히려 호남에서 패퇴할 수도 있다. 그럼 아무리 수도권에서 약진한다 해도 총선 결과는 불 보듯 훤하다.

방법은 두 가지이다. 구 주류를 아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신 주류가 중도성향의 민주당 세력을 모두 흡수해 새로운 신당으로 호남에서 승부하는 길과, 통합신당으로 호남을 안고 가면서 수도권에서는 개별적으로 개혁정당이나 신당연대와의 연합공천을 통해 한나라당의 공세를 막아가는 방법이다. 전자는 호남 승부에의 부담이 있고 후자는 전체적인 명분이 약한 데다 공천에서의 교통정리가 관건이다. 둘 다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

지난 4월 재ㆍ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경기 고양에서는 개혁정당 유시민 후보가 당선됐지만 양당이 모두 후보를 낸 의정부의 경우 한나라당이 이겼다. 대체적으로 반 한나라당 후보가 단수로 옹립된다면 소속 정당 여부에 상관없이 당선에 이를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여기에는 ‘호남민심+개혁성향의 젊은 표심=필승’이라는 명제가 깔려 있다.

현재 국회의석을 가진 정당은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개혁정당 국민통합21 민국당 하나로국민연합 등 7개 정당이다. 이 정당들이 모두 총선에 자체 후보를 낼 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총선에 임하는 정당 수가 이보다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영남에서는 개혁신당 창당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호남과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분당 여부에 따라 통합신당과 개혁신당으로 갈리거나 신ㆍ구 주류 중심의 2개 정당체제로 나뉠 수 있다. 여기에 시민단체 대표들 및 학계 법조계 등 각계 지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제3신당의 출현도 정계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다.

거대 야당 한나라당을 상대로 지역별로 나뉘는 복수 여당의 총선 전쟁이 예고되는 것이다. 자칫하면 영남권 중심의 개혁신당과 기존 구 주류만의 민주당, 신 주류의 신당으로 나뉜 상태에서 김원웅 대표의 개혁국민정당과 이부영 이우재 의원 중심의 개혁국민정당의 합류에 따라 ‘여당 삼국지’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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