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있는 풍경] 커피나무 5년 자라야 첫 수확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이런 날이면 커피 생각이 간절하다. 커피는 어떻게 우리의 곁으로 왔을까? 커피하면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유럽을 연상하기 쉽지만 이곳에서는 커피가 한 톨도 생산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나라의 자연 기후에서도 커피재배는 가능하지 않다.

경기도 양평에 사는 한 농부는 비닐하우스에서 커피 나무를 비롯한 열대 특작물의 재배를 시도했지만 태풍이 올 때마다 비닐하우스가 날아가는 바람에 실패를 거듭하는 중이다. 커피나무는 1년 내내 서리가 없는 해발 1,000미터 이상의 고온지방에서 양질의 (커피)열매를 만든다. 적도 인근의 중남미, 아시아, 아프라카가 주요 원산지다.

커피나무는 심은 지 5년이 지나야 열매의 수확이 시작되며 이후 약 10~15년간 수확이 가능하다. 커피나무에는 체리와 비슷한 열매가 열리는데 처음에는 그린 색깔에서 좀 익으면 레드 색깔로, 나중에는 검붉은 색깔로 변하는 게 체리와 똑같다. 체리와 틀린 점은 체리는 먹을 수 있는 속살이 많고 씨(Bean)가 하나인 반면 이 열매는 씨가 대부분 2개씩 있다. 이 두개의 씨앗이 바로 우리가 마실 때 사용하는 커피 원두다.

커피나무 한 그루에는 1년에 4,000개 정도의 열매 수확이 가능하며 이 4,000개의 커피는 일일이 손으로 수확해서 햇빛에 말리고 물에 불리며 껍질을 벗기고 난 다음 질이 좋은 것과 구분을 해서 볶는 과정을 거쳐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최종적으로 1파운드의 커피를 제공한다.

즉 한 나무에서 일 년에 약 1파운드의 커피(453g/소비자 가격으로 약 10달러)를 생산한다는 얘기이니, 한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많은 사람들의 땀이 배인 그 과정을 생각하면 아마 훨씬 값진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으리라.

한승환 커피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0-15 16:08


한승환 커피칼럼니스트 barista@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