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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vs 예술의 전당 '오페라 맞대결'
'나비부인' '피가로의 결혼'같은 시기 무대에 올라 선의의 경쟁




박원식기자 parky@hk.co.kr  



위-나비부인, 아래-피가로의 결혼


"다음 주말 오페라 '나비 부인'을 보러 갈까? 아니면 '피가로의 결혼'을 관람할까?"

국내 최고ㆍ 최대의 양대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이 올 해 본격적인 공연 시즌 개막과 함께 피할 수 없는 '오페라 대전(大戰)'을 펼친다. 오페라 공연 무대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두 공연장이 같은 시점에 같은 장르의 해외 오페라 대작을 나란히 선보이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공연일은 12일(목)~15일(일). 반면 예술의 전당은 6일(금)~14일(토)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린다. 공교롭게도 12일과 14일, 막바지 '하이라이트 시점'에 이틀간 공연 일정이 서로 교차한다.

때문에 공연가에서는 두 공연장간의 자존심을 건 '오페라 맞대결'이란 점에서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내용면에서도 비극에 속하는 나비부인은 멋진 음악과 성악을 먼저, 희극인 피가로의 결혼은 파격적인 무대와 연출을 더욱 자랑한다는 점에서 서로 대비를 이룬다.

더욱이 이번 '오페라 정면 맞대결'이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공연 자체의 완성도나 높은 수준 못지 않게 두 공연장이 이들 공연의 의미에도 커다란 비중을 부여하고 있어서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해 12월 산하 서울시오페라단이 이탈리아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에서 초청공연을 가진 연장선상에서 이들의 '답방 공연'을 처음으로 갖는다는 점에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은 오페라의 종주국인 이탈리아에서 밀라노의 라 스칼라, 나폴리의 샹 카를로 극장과 함께 이탈리아 4대 극장으로 손꼽히는 명문 극장이다.

이 때 서울시오페라단은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작품인 '라 트라비아타'로 유럽에 진출할 기회를 가졌고 이번 무대는 문화교류의 첫 일환으로 올려지는 이탈리아 베르디극장 내한공연이라는 것. 오페라 종주국인 '이탈리아에 역수출'이라는 평가를 들은 현지 공연에서는 전석 매진과 함께 기립박수로 이어지는 찬사를 받으며 양국 언론에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또한 예술의 전당이 1년 여에 걸친 리노베이션을 마친 오페라극장의 재개관을 축하하기 위해 무대에 올리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번 공연은 또한 2006년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신작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오페라 연출가인 데이비드 맥비커(David McVicar)의 섬세한 연출과 1830년대로 돌아간 듯한 클래식한 무대모습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프로덕션의 작품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신영옥, 바리톤 윤형, 카운터테너 이동규, 바리톤 조르지오 카오두로 등 세계적인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다.

또 오페라 오케스트라 지휘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매력적인 지휘자 이온 마린이 가세한다. 마린의 지휘는 모차르트 음악의 환상적인 앙상블과 '피가로의 결혼'이 가진 화해와 희망이라는 메시지로 오페라극장을 가득 채울 것이란 예상이다.

208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의 첫 내한공연인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성악가들과 함께하는 최고의 무대로 꾸며진다.

전 세계 최고의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탈리아 출신 성악가가 대거 참여하는데 여주인공 나비부인 역에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파바로티 국제콩쿠르와 푸치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하며 세계 오페라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한 라파엘라 안젤렛티가 맡는다.

미군 장교 핑커톤 역에는 테너 마리오 말라니니가 무대에 오르는 등 이탈리아 출신의 최정상 성악가를 포함,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의 전속 오페라 합창단도 내한한다.

더불어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영향을 받았다는 이탈리아 출신의 쥴리오 치아밧티가 선보이는 입체적 영상기법을 사용한 무대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특히 공연 전 1300 여석을 매진시키고 까다로운 현지관객으로부터 격찬을 받았던 서울시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가 동양인이 바라본 서양인의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라면 이번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의 '나비부인'은 서양인이 바라본 동양인의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기에 더욱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 예술감독인 알렉산드로 질레리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문화교류가 양국의 오페라 발전에 크게 기여 할 수 있게 됐다"며 한껏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이 비슷한 공연을 무대에 올리며 '경쟁' 관계가 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6년 가을에도 '토스카'와 '돈 까를로' 공연이 이틀 정도 겹치며 본의 아니게 맞대결을 벌였다.

예술의 전당 홍보담당 정다미씨는 "원래 봄ㆍ가을 철이 공연 시즌이라 이 때 주요 작들을 올리다 보면 뜻하지 않게 겹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 번 공연은 외국 작품들이기 때문에 내한 공연을 갖는 연출자나 배우들의 연간 일정에 맞춰 날짜를 잡았는데 결과적으로 일정이 겹치게 됐다는 해석이다. 또 두 공연장 입장에서도 "서로의 공연 일정을 먼저 감안해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공연 성적과 흥행 결과에 대해서는 두 공연장 모두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겹치는 공연 일정이 흥행에 도움을 줄지, 피해를 줄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

세종문화회관 강봉진 씨는 "같은 시기에 큰 공연이 같이 열리게 되면 관객이 분산될 수도, 또 한꺼번에 주목을 끌 수도 있는 '양날의 칼'처럼 작용한다"며 "어쨌든 공연 불황기에 긍정적 시너지가 발생했으면 하는 것이 관계자 모두의 바람"이라고 촌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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