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19살, 29살.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 남자가 지닌 슬픈 기억(추억, 아픔, 그리움)의 조각을 맞추고 있는 연극. 플래시 백 기법, 액자식 구성 등 다양하고 세련된 장치를 통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인간관계의 현실을 섬세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주인공들의 슬픈 기억들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인 ‘외로움’을 조심스레 어루만진다. 이 작품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플래시 백’ 기법과 ‘액자식 구성’. 플래시백은 희곡에 사용되는 용어로 현재상황과 관계있는 사건을 삽입해 작품의 시간적 순서를 차단하는 서술적 기법. 긴장의 고조, 감정의 격렬함을 나타내는 데 효과적인 이 기법을 통해, 극의 단조로움을 없애고 과거의 단편적인 주요 사건을 적시에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액자식 구성은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 극중 인물인 원석이 쓴 2개의 동화를 배우들이 극중극으로 연기한다. 원석이 쓴 동화 ‘하늘정원’과 ‘나쁜자석’은 ‘우리’가 될 수 없음을 슬퍼하는 인간의 내면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판타지로 표현한 것.

이 작품은 또한 소리전문가 김벌래의 장남인 작곡 김태근, 연기자 박근형의 막내아들 배우 박상훈, 최주봉의 차남인 배우 최규환 등 아버지를 잇는 2세들의 도전으로 관심을 더한다. 5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악어극장. 02)764-8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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