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깎인 절벽, 한 사람이 눕기도 어려운 이 작은 공간에 네 사람과 강아지 한 마리까지 자리하고 있다. 어린 딸은 아래 쪽을 내려다 보고는 얼른 아빠의 품에 파고든다. 가족 간의 막혀 있는 소통을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내며 꾸준히 가족이야기를 시리즈로 작업해오고 있는 임만혁 작가의 2009년 신작이다.

웃음이라는 상징으로 가족의 사랑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웃는 얼굴’의 이순구, TV를 매개로 TV 속 허구의 가족과 TV를 보고 있는 현실의 가족을 담아내는 성지, 사회적 구조 속에서 변모하는 ‘가정’ 속의 억압을 포착한 이단, 한국 가정 안에서 살아가는 여자의 모습을 담아낸 이선미 작가 등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단 한 가지만이 아니다.

김래환, 설총식, 성지, 이단, 이선민, 이순구, 이흥덕, 임만혁, 정일 등 아홉명 작가의 가족을 향한 아홉개의 시선, ‘웰컴투 가족’이 경기도에 위치한 가일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전시가 열리는 동안 나눔의 의미를 담은 문화행사로는 ‘치매할머님들의 미술체험 봄나들이’, ‘장애우와 함께하는 숨은 마음 찾기’도 함께 진행된다. 가일미술관에서 6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031)584-4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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