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프리뷰', '키미아트', '갤러리 룩스'

1-대안공간 팀프리뷰에서 열리는 시사회전 전경
2-키미아트에서 데뷔한 성인제 작가-‘하늘들을 지나’ (부분)
3-키미아트에서 데뷔한 정빛나 작가-‘Renew-20090305’
4-키미아트에서 데뷔한 최윤정 작가-‘Nostalgia Ⅱ’
5-갤러리 룩스가 지원하는 김청진 작가-밤에 가기 무서워 오전11시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트-잇 친구들과 함께 브런치를 즐긴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Reiski Ugolock', 178x96cm, Digital C-Print, 2008
1-대안공간 팀프리뷰에서 열리는 시사회전 전경
2-키미아트에서 데뷔한 성인제 작가-'하늘들을 지나' (부분)
3-키미아트에서 데뷔한 정빛나 작가-'Renew-20090305'
4-키미아트에서 데뷔한 최윤정 작가-'Nostalgia Ⅱ'
5-갤러리 룩스가 지원하는 김청진 작가-밤에 가기 무서워 오전11시 즐거운 마음으로 포스트-잇 친구들과 함께 브런치를 즐긴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Reiski Ugolock', 178x96cm, Digital C-Print, 2008

개의 몸과 독수리 머리를 결합했는가 하면 남자의 몸에 위협적인 뿔을 가진 황소의 머리가 얹혔다.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에서도 한참 진화된 듯한 정체불명의 괴물 생명체.

폐타이어로 작업된 이들 ‘뮤턴트(mutant)시리즈’로 국제 무대에서도 작품세계를 주목받는 지용호 작가 손에서 태어났다. 지난 6월 런던에서 세계 3위의 미술품경매사인 필립스 드 퓨리가 주관하는 ‘코리안 아이’라는 전시회에도 그의 작품이 소개됐다.

최근 3-4년 사이 활약하고 있는 이 젊은 아티스트는 아마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전시해준 공간이 없었더라면 세계 무대 데뷔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신진작가 발굴은 갤러리 본연의 임무라지만 사실 상당수의 갤러리들이 그 역할을 외면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미술시장이 협소한 탓에 이미 명성이 있는 기성작가들이나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를 통해 갤러리를 운영하기에 바빴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고인 물은 썩는다’는 속담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젊고 실험적인 에너지는 예술을 한층 충만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형자본의 갤러리 혹은 대안공간에서 주로 해오던 신진작가 발굴과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 중에는 나름의 방식으로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갤러리와 대안공간이 있어 눈길을 끈다.

갤러리에서 열리는 시사회, 대안공간 팀 프리뷰

소위 잘 나가는 젊은 작가군의 40%는 대안공간 팀 프리뷰를 통해서 발굴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04년에 오픈한 팀 프리뷰가 1년간 소개한 신진작가들은 100명에서 300명에 이른다.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이동일 디렉터가 미술계를 지배하는 학맥과 인맥에서 벗어나 좋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만든 것이 팀 프리뷰였다.

가능성 있는 작가를 선보일 목적으로 영화 시사회에서 모티브를 얻은 ‘시사회 展’을 열기 시작했다. 양적 증가 이후에 질적 증가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검증 안 된 작가들을 양성해서 미술시장을 해친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1년에 두 차례 열리는‘시사회 전’은 큐레이터, 미술 평론가, 기자 등 미술계 관계자들이 차후 국내 미술경향을 살펴보는 자리이자, 상업화랑에서 소속 작가를 선정하는 2차 발굴 시장이 되었다.

쌀이나 녹두, 콩 등으로 유명인사의 초상화를 픽셀아트로 작업하는 이동재, 붉은 곰팡이가 핀 오래된 의자, 핏빛 가시가 돋은 선인장 등 현실에 없는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정지현, 폐타이어로 작업하는 지용호, ‘기억의 영속성’을 포착하는 권경엽 작가 등이 팀 프리뷰를 거쳐갔다.

팀 프리뷰의 한정된 공간에 작가들의 작품이 모두 걸리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비치한 작가 포트폴리오는 이젠 갤러리에서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러나 전시회 한 번으로 작가와의 인연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팀 프리뷰는 문화예술위원회, 경기문화재단과, 서울문화재단과의 공동프로젝트, 아트페어, 기업전시, 개인전 등의 네 가지 채널로 작가들을 꾸준히 소개하면서 그들이 스스로를 트레이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갤러리 카페, 키미아트와 100명의 작가들

이 달 28일에 ‘키미의 연어들(Salmons of KiMi)’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전시를 여는 갤러리 카페 키미아트.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간 36명의 작가들이 모인 5주년 기념전이다. 키미아트의 주인장은 화가이자 디렉터인 백미옥 씨로 지난 5년간 100명의 숨은 진주를 캐왔다.

가정집을 개조한 키미아트란 공간에 잘 어울리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하나의 선정 기준이다. 사진을 하는 이민경 작가는 키미아트의 지붕이 세모인 데서 착안한 작업을 하고 있기도 하다. 키미아트에 소개된 작품은 일방의 작업이 아니라, 소통의 결과물인 것이다.

매년 11월쯤 ‘키미아트 포 유’라는 공모전을 통해 지원하는 작가들은 해마다 200명에서 300명을 헤아린다. 외부인사 없이 디렉터와 큐레이터가 상의해서 작가를 선정한다.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지원이지만 필요에 따라 제작비 지원도 한다. 신진작가로만 전시를 기획하기에 11월 신진작가 선발과 동시에 이듬해 1년간의 전시계획이 잡힌다.

관람객 반응을 살펴서 키미아트 자체적으로 소장해 훗날 소장품 전을 기약하고 있다. 뉴욕의 한 갤러리에서 2년간 소속작가로 활동했던 백미옥 디렉터의 경험은 키미아트의 남다른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사진 공모전 시작한 사진전문 갤러리 룩스

1999년에 개관했지만 2007년 대표가 바뀌면서 사진전문 갤러리 룩스에 젊은 피를 수혈하고 있다. 그동안 드문드문 작가들이 건네고 간 포트폴리오를 차근히 모아두었다가 지난해 4명의 사진작가를 선발하면서 갤러리 룩스의 공모전은 시작되었다. 올해는 보다 체계화해서 정식으로 공모전을 열었고 그 중 김청진, 서영철, 성정원, 조준용 등 4명의 작가를 선발했다.

비단 사진작가만이 아니라 ‘사진’을 매체로 하는 작가까지도 끌어안았다. 심혜인 대표와 함께 박영택 씨와 김장섭 씨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선발한 작가들은 8월 한 달간 1주일 동안 개인전을 열 수 있게 됐다.

‘소박하지만 자신의 삶 속에서 관찰된 세계를 질문하고 이를 표현하는 매체로 사진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면서 동시에 사진이 어떠한 매체가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하는 작업’이 이번 심사의 기준이었다고 갤러리 룩스는 전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