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226'
2005년부터 엑스레이로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 채경의 다섯 번 째 개인전. 채경의 작품은 작가가 초등학교 때 동네 시장 골목에 있는 노점 음식점에서 소주 한 잔과 함께 어른들이 먹고 있던 곤계란에 착안했다.

자신의 보양을 위하여 이제 막 빛을 보려고 준비 중인, 세상을 향해서 날개를 펴보려고 하는, 태어나기 직전의 병아리를 통째로 삶아서 먹는 인간.

작가는 그 작은 생명에 대한 안타까움, X-ray를 통해 들여다보이는 얇은 껍질 안의 혼돈 속에서도 점점 형태를 잡아가는 병아리에게서 오는 경이감, 작은 원형 안에 몸을 웅크리고 큰 심호흡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작업을 진행해가고 있다.

처음 작업은 30개 들이로 대변되는 계란 한판 안에서의 카오스를 표현하는 시리즈(alpha state 시리즈)이다. 그 다음 작업으로는 원형에서 오는 다양한 아름다운 형상들을 그로테스크한 마오딴으로 채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리하여 나오게 된 시리즈가 metamorphosis(변형, 변이) 작업이다.

작은 몸을 동그랗게 말고 원안에 앉아 있는 그들을 통해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편안한 마음으로 이 작품들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말하는 소소한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4월28일부터 5월11일까지. 모로갤러리. 02) 739-1666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