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양귀비꽃의 탄생과 소멸의 시간 속에 여성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보인다. 불안하고 위태롭게 시간의 흐름 위를 걷다 보면, 어느새 화려하고 농염한 자세로 시간 위에 걸터앉아 있는 양귀비꽃의 자태.

그야말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각기 다른 색으로 변화하는 여성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에 작가 최연건은 양귀비꽃의 이미지 안에 여성과 시간의 흐름을 담아냈다. 특히 프레임 안에 꽃의 이미지만 간결하게 담아냄으로써, 꽃이 상기시키는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꽃 안에는 수줍은 소녀와 성숙한 여인에서부터 아내와 어머니의 모습까지 모두 담겨 있다.

마치 여자의 일생을 관통하는 듯한 양귀비꽃의 자태는 빛이 바래감에 따라 소외된 시간성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또한 꽃의 형상뿐만 아니라 원색의 색상이 주는 선명한 이미지는 시간의 시각화에 크게 기여하여 보는 이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감성의 빛으로 그려낸 사진을 통해 여성이 얼마나 아름다운 시간 위를 걷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전시이다. 10월 6일부터 10월 12일까지. 갤러리이즈. 02)736-666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