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한옥미 8월 공연 이어 로 음악적 오마주

올해 8월 공연된, 한옥미 작곡가의 <사람은 세 번 '나'를 맞이한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가 이상의 삶과 작품이 현대음악으로 변주됐다. 작곡가 한옥미는 11월 21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실내오페라 성격의 극음악을 선보였다.

한 작곡가는 지난 8월 이상의 작품을 성악, 기악, 전자음악, 영상 등으로 표현한 <사람은 세 번 '나'를 맞이한다>를 발표한 바 있다. 연작시 <삼차각설계도>(1931) 7편 중 '선에 관한 각서 5'의 한 구절이 공연 타이틀이 되었다.

이번 공연 Yi Sang Story(부제: 사람은 다시 한 번 '나'를 맞이한다)는 두 차례에 걸친 이상에 대한 음악적 오마주이다. 지난 공연보다 한 단계 진화해 이상 작품을 재구성해 공연 대본을 만들고 실내 오페라 형태로 완성했다. 그러나 실제 오페라라기보다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한옥미 작곡가는 현대음악이 어떻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음악 공연장뿐 아니라 갤러리에서도 전시했다.

작곡가가 갤러리 전시라니 의외롭다. 이는 대중과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함인데, 갤러리에서는 음악과 시각적 이미지를 더해낸 '음악 전시'가 펼쳐졌다. 그리고 이상을 음악으로 변주한 두 차례의 공연은 음악과 문학적 텍스트를 더해낸 '음악시'이다.

"단순히 문학작품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을 넘어, 문학적 텍스트를 음악 구조 안으로 끌어들여 음악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꾸준히 작업해오고 있지요. 음악구성을 위해 여러 가지 문학적 텍스트를 조합-재구성하여 하나의 일관된 주제 하에 완성해왔는데요. 음악시는 음악과 다른 매체와의 융합을 통해 대중 친화력을 높이고자 했던 노력의 일부인 셈이죠. 이번엔 여기에 작가 이상이 들어온 것이구요." 한옥미 작곡가의 설명이다.

'어디서 왔느냐', 'Interlude 레몬향기 1', '싸늘한 손' 등 7곡은 6인의 앙상블, 플루트와 피아노 합주, 성악 솔로, 바이올린 솔로 등으로 연주됐다. 이전에도 마찬가지지만 그녀는 관객과 어떻게 하면 더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를 위해 현대적인 실험과 동시에 서정성을 놓지 않았다.

매우 단선한 선율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화려한 리듬대신 규칙적인 리듬을 통해 움직임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악기와 목소리 고유의 울림에 충실한 것도 특징이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