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과 2층 벽돌집 한 채, 그리고 고독에 휩싸인 호텔 방. 무대가 전환되며 이어지는 신비한 목소리와 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텍스트. 연극인가 콘서트인가,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무대 미학엔 줄거리조차 명확하지 않다.

제목도 독특한,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진 않았다. (I went to the house, but did not enter)>

독일의 작곡가 겸 연출가인 하이너 괴벨스는 20세기 세 문호(T.S.엘리엇, 모리스 블랑쇼, 사무엘 베케트)의 시(詩)를 바탕으로 숭고하면서 세련된 음악극을 완성했다.

무대를 오가는 배우는 4명의 남성으로 구성된 영국의 아카펠라 그룹 '힐리어드 앙상블'이 전부다. 그들은 목소리만을 유일한 악기로 사용하며 나직이 시를 읊거나 노래한다.

아시아 초연되는 하이너 괴벨스 음악극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진 않았다>가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공연된다.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 T. 02-3474-8315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