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극작가 장주네의 원작 <하녀들>은 하녀 끌레르와 쏠랑쥬, 마담의 내면 세계를 극적 언어로 빚어낸 작품이다.

<보이첵>, <두문사이> 등의 실험적 작품으로 신체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한국의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연극 <하녀들>을 무대에 올린다. 2009년 마카오 컬쳐럴 센터와 춘천마임축제에서 창작 지원을 받았고, 2010년 미국 뉴욕시립기술대학에서 워크숍을 치렀다.

연극이 시작되면 옷장 속 마담의 옷을 꺼내 입고 마담이 되기를 꿈꾸며, 종래에는 마담을 독살하려 시도하는 하녀 끌레르와 쏠랑쥬를 만날 수 있다. 그들은 마담이 외출하는 밤 '연극놀이'를 즐기고, 마담에게 독이 든 차를 대접해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들의 독살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끌레르는 쏠랑쥬가 타 온 차를 마시고 죽음을 맞이한다. 끌레르의 죽음에도 그들의 현실은 변함없이 굴러가고, 두 하녀와 마담은 연극놀이와 알 수 없는 자아 속에서 끝없이 "너는 누구냐?"를 외치며 헤맨다.

1933년 프랑스에서 7년간 하녀로 일하다 여주인과 딸을 살해한 '빠뺑자매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 온 연극이다. 끝까지 살해 이유를 말하지 않았던 이들은 그 잔혹성과 욕망, 살해 동기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고.

1947년 초연된 <하녀들>은 "소외된 자들의 반란", "인간 자의식의 파괴" 등의 주제로 소개되며 수많은 무대 위에 올랐다. 프로듀서 최석규는 "20세기에 작가가 던졌던 질문들은 21세기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어야 하는가"를 찾고 싶었다고 전한다.

연출에 임도완, 드라마트루그(조언)에 최석규, 사운드 디자이너에 마티아스 아이란이 힘을 보탰다. 8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 02)765-658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