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산삼·장뇌삼에 버금가는 가격, 인삼에서 추출한 '진산'이 주원료

▲ ㈜코인텍의 진산
홍삼이나 인삼 제품의 가격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답은 330만원이다. 단 ‘아직까지’라는 전제가 붙는다.

현재까지 시중에 나와 있는 인삼 제품 중에 최고가는 지난해 처음 출시된 ‘진산고’다. 462g짜리 2병 한 세트(924g)가 330만원을 기록하며 300만원 대를 돌파했다. 1병만 따로 팔기도 하는데 가격이 180만원이니 무게(g)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비싼 가격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한국인삼공사에서 내놓고 있는 6년근 뿌리삼. 뿌리삼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치는 ‘천삼’인데 10지(뿌리) 600g이 308만1,000원으로 역시 300만원 대를 넘어섰다.

산삼이나 장뇌삼이 비싸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그럼 이들 제품은 왜 비싼 것일까? 비슷한 가격대이긴 하지만 진산은 추출 가공 식품이고 인삼공사의 천삼은 뿌리삼이란 점에서 일단 둘은 성격을 달리 한다.

이 중 국내 최고가 제품 자리에 등극해 있는 ‘진산고’는 인삼 속에서 추출한 ‘진산’을 주원료로 생산된 제품이다. 진산(Ginsan)이란 인삼(Ginseng)과 다당체(An)의 합성어. 한국원자력의학원(옛 원자력병원) 면역학연구실의 윤연숙 박사가 1998년 발견해 이름을 붙였다. 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체가 돼 암 면역 및 치료물질의 개발을 위해 국책사업으로 행해진 연구에서 윤 박사는 이 물질의 발견으로 세계인명사전에도 등재됐다.

윤 박사팀은 인삼과 버섯, 쑥 등 130여 종의 약용식물을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 인삼 속에 사포닌 말고도 다당체 물질이 면역세포 활성화에 큰 효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이 물질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진산’. 실험에 쓰였던 다른 어떤 물질들보다도 인삼에서 추출된 이 다당체가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 물질의 특허권은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소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진산고를 만들고 있는 ㈜코인텍은 진산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진산고가 이처럼 비싼 가장 큰 이유는 인삼 한 뿌리에서 단 3%만의 진산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삼 1톤에서 진산을 추출해도 30kg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 나머지 분해된 인삼은 그냥 거름으로도 사용할 값어치가 없다고 말할 만큼 진산에 모든 액기스가 집적돼 있다.

신물질인 진산은 각종 실험에서도 효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동물 대상의 실험에서도 면역기능의 핵심인 골수 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높게 나타났고 조혈 촉진작용과 암세포의 전이를 막아주는 효과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품이 처음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며 비쌌던 것은 아니었다. 진산고가 개발됐을 때는 처음 겔 형태의 진산겔과 희석액이 담긴 진산액, 드링크류만 나왔다. 가격대는 부담없는 수십만원 대. 그래도 진산이 담긴 드링크 한 잔에 2만원이나 했으니 그것도 싼 가격은 아니었다.

그런데 몇몇 환자와 고객들이 연구소까지 찾아와 “진산 액기스를 아예 통째로 달라”고 요구하는 통에 농축액만을 담은 ‘진산고’가 만들어졌다. 진산의 판매회사인 ㈜코인텍산업(www.ginsan.co.kr)의 박정선 본부장은 “일부 병원의 암병동이나 노인 클리닉 등에서는 신물질 진산에 대한 입소문이 나있다”며 “가격이 워낙 비싸고 귀한 고가품인 탓에 제품 배달도 택배나 퀵서비스를 쓰지 못하고 회사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전달한다”고 말한다.

이어 초고가 홍삼제품 2위에 랭크돼 있는 천삼은 수삼 중에서도 외형이 가장 완벽하고 양질의 것들만을 모아 놓은 것들이다. 그러고도 부족해 한 번 쪄내고 나서 또 다시 외형과 삼안의 조직 치밀도 검사까지 거쳐 통과한 최고급 홍삼 뿌리들만 모아놓았다. 그 다음으로 비싼 천삼 종류인 15지에 184만9,000원짜리와의 가격 차도 2배에 가깝다.

홍삼 뿌리삼이 아닌 한국인삼공사의 가공 제품 중에서는 ‘홍삼정 리미티드’가 가장 비싸다. 6년근 홍삼의 진액만을 뽑아 놓은 농축상품 중에서도 선별된 고급 뿌리삼만을 달인 것으로 고순도를 자랑한다. 100g짜리 1병이 11만원. 가장 오래됐고 여전히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일반 ‘홍삼정’은 이보다 약간 싼 240g에 18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 홍삼정은 인삼공사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홍삼 제품의 종류는 이밖에도 분말, 액상형태, 젤리, 차, 초콜릿이나 캔디까지 다양하다. 가장 많은 종류의 홍삼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인삼공사는 제품 다변화에도 적극 앞서 나가고 있다.

인삼공사가 최근 내놓고 있는 신제품들은 기능성 홍삼 제품들. 보통 당뇨환자들이 홍삼을 많이 먹는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피니톨(혈당강화 개별인증형 물질)을 첨가한 ‘홍삼 인슈’는 최근 출시된 인기 제품이다.

또 수험생들을 겨냥, 맛있고 먹기 편리하게 만든 ‘홍삼톤 아이패스’, 어린이들이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약간 달콤하게 만든 ‘홍이장군’, 갱년기 여성들을 위한 여성용 홍삼제품인 ‘화애락’, 지리산 일대에서 직접 계약 생산한 토종꿀과 6년근 홍삼 절편을 결합한 ‘홍삼밀원’, 하루 3번 섭취해야 하는 기존 제품의 번거로움을 개선하기 위해 홍삼 농축액 비율을 높여 하루 한 번만 먹어도 효험을 볼 수 있는 정관장 홍삼톤 골드 등도 모두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한 기능성 제품들에 해당한다.

특히 대상웰라이프는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농축액 제품인 ‘연 홍삼정’을 내놓아 인삼공사 ‘정관장’브랜드의 ‘홍삼정’에 맞불을 놓고 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