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자강에 연산 60만톤 일관제철소 준공스테인리스 빅3 도약… 이구택 회장 “베트남·멕시코에도 투자”

포스코의 중국 장쑤성 일관제철소 전경. <상하이=연합뉴스>
“어디엔가 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가장 최후까지 철강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포스코였으면 좋겠다”(이구택 포스코 회장)

포스코가 중국에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설비를 준공해 중국 내 3대 메이저 스테인리스 철강사로 부상하는 등 글로벌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포스코의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의 첫 성과는 지난달 준공된 중국 장자강 일관제철소. 포스코는 지난 11월 22일 중국 최대 공업 도시 중 하나인 장쑤(江蘇)성 장자강(張家港)에 연산 60만 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일관제철소를 준공했다.

특히 포스코는 이번 중국 일관제철소 준공으로 세계 3위권의 스테인리스 메이커로 부상하게 됐다. 전체 스테인리스 조강 능력 순위에서는 중국의 태원강철(300만 톤), 독일의 TKS(282만 톤)에 이어 세 번째다. 철강제품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는 스테인리스부문 생산량도 연산 260만 톤으로 늘어났다.

포스코는 또한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설비를 처음으로 준공한 것이란 점에서 세계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 또한 경기 과열을 우려, 수년 전부터 철강업 등에 대한 과잉 중복투자를 억제한 가운데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공급이 부족한 스테인리스 등 고급 철강제품에 대한 생산설비 증설은 계속 독려해왔고 때문에 이번 일관제철소 준공은 중국 철강업과도 윈-윈할 수 있는 매우 시의적절한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는 포스코의 이번 과실이 하루 아침에 수확된 것은 아니다. 포스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중국에 각별한 정성을 기울여 왔다. 포스코의 중국 최대 생산 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은 1997년 스테인리스 냉연 20만 톤 생산 규모의 1기 설비를 처음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내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화동지역 스테인리스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2003년 스테인리스 2기 설비를 증강, 스테인리스 냉연 40만 톤 생산 체제를 구축했고 이번에 신규로 상공정인 스테인리스 열연 6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

전기로로 직접 쇳물을 제조하고 최종 판재류까지 생산하는 이번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설비 건설에는 총 7억2,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기존 냉연 40만 톤에 더해, 신규로 140톤 규모의 전기로 1기와 반제품인 슬라브를 제조하는 연주설비, 열연제품을 만드는 압연설비 등도 갖췄다.

이로써 연산 20만 톤의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청도포항불수강까지 포함하면 포스코의 누계 투자비는 총 10억 달러를 넘어선다. 이는 철강부문 최대 외자 프로젝트로도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와 중국 당국도 이를 의식, 상하이 인근 장가항포항불수강에서 열린 준공 행사에는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 임직원들과 이재훈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 김양 상해총영사 등 한국 정부인사, 왕롱(王榮) 장슈성 상임위원 등 중국 정부 관계자 1,100여 명이 참석해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 설비 준공을 축하했다.

특히 포스코는 중국 철강 시장 진출에 있어 효율적이면서도 대단히 신중한 행보를 취하고 있다. 스테인리스는 철강제품 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중국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한·중 철강업의 공동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겠다”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종합준공식에서도 “오늘 준공하는 열연공장은 중국 내 공급이 크게 부족해 수입에 의존하는 고급 스테인리스 열연강판을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정책에도 잘 부합하는 투자”라며 “앞으로 한·중 양국 철강업의 상호 보완과 공동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對)중국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포스코가 축적해 온 최첨단의 친환경적, IT를 접목한 공정 프로세스와 에너지 절감형 기술과 설비가 이번에 중국 일관제철소에 채택됐다는 것 또한 포스코의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중국이 친환경, 에너지 및 자원절약 등 새로운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이에 부응하는 외국의 자본과 산업을 선별적으로 유치하겠다는 방침과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준공된 일관제철소는 중국에서 외자유치 기본 방향을 제시한 소위 ‘신공업화정책’에 따른 새로운 경제성장 패러다임에 적합하고, 중국 철강산업과 윈·윈하는 협력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설비 준공으로 포스코는 현재 매년 10% 이상 수요가 늘고 있는 중국의 스테인리스 열연제품 시장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내 스테인리스 주요 수요지역인 양쯔강(揚子江) 이남과 산둥(山東)성 이북 지역에 위치한 장가항포항불수강과 청도포항불수강에 그 소재인 열연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돼 현지 투자법인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점도 예상되는 추가 소득이다.

나아가 포스코는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세계 주요 스테인리스업체들의 설비 증설과 합병을 통한 대형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스테인리스 부문의 선도기업으로 더욱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어 중국 장자강 일관제철소 준공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을 구체화시켜 나가고 있다. 글로벌 빅3 도약을 위해 중국, 인도 등 전략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능력을 확대해 국내외 전체 생산규모를 5,000만 톤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내 스테인리스 일관생산 설비가 이번에 성공적으로 준공됐고 1,200만 톤 규모로 건설될 인도제철소와 베트남 냉연 및 열연설비, 멕시코 자동차강판공장 건설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포스코가 건설 예정인 인도제철소는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 내에 약 500만 평 규모로 건설되며 1단계로 최첨단 기술인 파이넥스공법을 채택해 2010년까지 슬라브 150만 톤, 열연제품 250만 톤 등 연간 총 400만 톤을 생산하고 최종 생산규모를 1,200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인도 정부로부터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6억 톤의 철광석 광권을 확보한 데다 지난달에는 인도정부로부터 제철소 부지 전체를 '특별경제구역'으로 승인 받았다. 경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 최장 15년간 50-100%의 법인세와 지역 내 반입되는 원자재 및 원료에 대한 관세, 소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확정한 베트남 냉연공정 건설 프로젝트는 지난 18일 베트남 정부로부터 연산 150만 톤 규모의 냉연공장과 연산 300만 톤 규모의 열연공장 신설 등 2012년까지 2단계에 걸쳐 진행될 전 프로젝트에 대해 일괄 투자 승인을 획득했다. 베트남 공장은 인도제철소가 정상 가동되면 소재인 슬라브와 열연을 직접 공급 받아 생산 및 판매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어서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또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건설과 자동차강판 가공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멕시코 자동차강판공장은 지난 9월 주정부와 MOU를 체결했으며 내년 10월 착공해 2009년 6월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중국, 인도, 동남아, 멕시코 등 수요가 왕성한 곳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해 글로벌 해외투자를 가속화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22일 종합 준공식을 갖고 스테인리스강 종합 생산 체제에 나서는 중국 장쑤성 공장 내부 <연합뉴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