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포춘>지가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약 60%가 2000년대에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비결은 바로 기존 핵심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현재 자신이 부자가 아니라면 새로운 ‘돈맥(脈)’을 찾아야 한다.

봉급생활자로 30억 원대 자산가인 A씨(44)는 부동산으로 돈을 번 경우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유통회사에서 잔뼈가 굵었는데 특히 대리점 관리업무에선 전문가로 통할 정도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던 어느날 시간이 흘러도 삶의 수준은 크게 변하지 않는 데 대해 한동안 고민을 했다. 사업을 해야 될지, 부업을 해야 될지 돈을 벌 궁리로 나날을 보냈다. 현재 수입으로는 집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교육비를 대는 것도 빠듯할 지경이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고 가족들을 살펴보아도 자신을 금전적으로 도와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평소 알고 지내던 대리점 업주로부터 새 대리점 개점에 알맞은 상가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평소 대리점 개발을 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으로 한 상가를 추천했다. 그런데 그 대리점이 문을 열자 매출은 크게 증가했고, 대단위 아파트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상가가격이 구입 때보다 무려 80% 이상 급등했다. A씨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A씨는 그 순간 자신의 부동산투자 경험과 지식이 돈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이때 얻은 자신감으로 90년대 중반에 서울 잠실 소형 아파트를 대출을 끼고 구입했는데 지금은 40평 아파트로 재건축되어 15억 원대를 육박한다.

또 고향 여수에는 1,000평의 땅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 땅은 대기업의 개발계획으로 구입가격의 200% 이상 올랐다. A씨는 펀드 2억 원, 주식 투자금 1억 원 등 금융자산도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필자는 자신이 가진 돈맥을 빨리 파악해 돈을 버는 데 활용하는 정도가 부를 결정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A씨를 통해 새삼 확인했다.

사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사람들의 부의 축적 수단은 단연 부동산이었다. 그중에서도 아파트 가격상승이 으뜸이었다. 이 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총선 전후로 상당수 지역의 부동산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모든 사물은 변한다. 이전과 사뭇 다른 투자환경 변화로 투자처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부자는 투자 금액과 시기, 상품 특성을 고려한 지역과 수익성 분석 등을 통해 안전하고 보수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투자를 하면서 단점과 위험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매매 시기를 놓치게 되는 일이 빈번하다.

워런 버핏은 “위험이란 자신이 하고 있는 투자 행동을 모르고 있는 상태이다. 즉 투자 대상에 위험이 있는 것보다는 투자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 진정한 위험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자신의 돈맥을 찾는 일은 남들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찾는 것이다. 돈맥을 찾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부자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최대 위험이 될 것이다.

■ 문승렬 약력

부자특성연구소 회장

'한국부자의 부자일지', '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등 저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