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돈에 떳떳한 정치인 있을까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딱 잡아 떼더니, 결국 보름 여 만에 “국민 여러분께 사죄 드린다”고 한다. 국민들은 그랬으려니 했으면서도 막상 SK 비자금 100억원이 한나라당으로 흘러 들어간 것이 사실로 확인되니, 이제 분노할 기운조차 잃은 듯 하다. 한나라당이 아무리 머리를 조아린다고 해도 사죄는 사죄고 잘못은 잘못이니, 대가는 치르는 게 마땅할 듯.

그런데 지금 손가락질을 해대는 민주당이나 열린 우리당도 대선 자금을 털면 먼지가 나지 않을까 싶은데, 한나라당이 물귀신 작전으로 나오면 이는 또 어떻게 해야 할 지….

○…마침내 꼬리가 잡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꽁꽁 숨겨 둔 돈이 살짝 들켰다. 검찰이 현대 비자금 수사 도중 김영완씨의 돈세탁 과정을 조사하다 단서를 잡았다고 하는데. 어쨌든 이 달 초 동산 재산을 경매 당하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나 돈 없으니 배째라’며 버텼던 전 전 대통령은 자칫 진짜 배를 갈라야 하는 것 은 아닌지 모르겠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오죽 했으면 오만에서 날아 온 소식을 ‘오보’라며 믿으려 하지 않았겠는가. 코엘류 감독의 거취를 놓고 “바꿔야 한다”, “좀 더 기다리자”는 등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열혈 축구팬들은 축구협회에 개혁의 칼날을 먼저 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함성이 터져 나오려면 무슨 수가 있기는 있어야 할 듯….

○…341만 명에 달하는 신용 불량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부채 탕감 등 각종 대책을 내놓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방향인 듯 싶은데. 그러나 이 때문에 정상적인 금융 거래가 가능한 이들 조차 빚을 안 갚고 버티는 사례가 느는 등 모럴 해저드가 만연하지는 않을까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

입력시간 : 2003-10-2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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