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댈러스는 텍사스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멕시코만에 가깝다. 남동쪽에 있는 갈베스톤(Galveston)항에서 아름다운 멕시코 카리브 해변으로 크루즈 여행을 갔다오기가 편하다.

크루즈 여행은 5박6일과 4박5일 코스가 일반적이다. 둘의 차이는 멕시코에서 하루를 더 머무느냐이다. 멕시코 여행을 하려면 여권만 필요하고 비자는 없어도 된다. 멕시코로 갈 때와 돌아올 때 각각 바다 위에서 하루씩 보낸다. 따라서 바다 위의 날씨가 여행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나도 기회가 있어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날씨가 좋아 다행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떠났는데 처음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었다.

물론 식비는 여행경비에 포함돼 있다. 우아한 레스토랑이나, 오픈 바 등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고 아무 때나 시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배 안의 서비스였다. 여행객과 승무원의 비율이 2 대 1일 정도로, 많은 직원들이 크루즈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주로 동남아에서 온 사람들이다.

6개월은 배에서 일하고 2개월은 휴가를 가는 계약직 직원이다. 이들은 하루에 3번 정도 깨끗하게 룸서비스를 해준다. 저녁에 같은 레스토랑 같은 자리에서 먹다보니 같은 직원과 5일을 함께 지냈다.

그는 식사 서빙 외에도 중간중간에 노래도 불러주고, 함께 춤을 추기도 해 우리와 친해졌다. 마지막 날엔 정이 들어 헤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13층으로 된 크루즈 내에서는 여행객들이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이벤트들이 펼쳐진다. 56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유엔 같은 곳이라나. 골프, 카지노, 스파, 가라오케, 헬스장 등 오락시설들이 없는 게 없다.

틈틈이 승무원들과 함께 즐기기도 하는데 이 모든 활동들을 비디오로 촬영해 당일 TV로 보여주며 DVD로 판매까지 한다. 30년간 크루즈를 운영한 그들의 노하우는 남달랐다. 편하고 추억에 남는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댈러스로 오면 카리브 해안으로 멕시코 크루즈 여행을 꼭 한번 떠나보길 권한다.

서대정 통신원(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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