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유통 불공평한 환경 해결하나
40%에 가까운 몫을 서비스업체가 챙기는 현재의 음원유통시스템은 뮤지션의 정당한 수익창출이 불가능하다. ‘재주는 곰이 넘고 수익은 왕서방이 번다’는 속담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현재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한 가수의 음악이 100만 번 넘게 플레이된다 해도 해당 뮤지션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한 달에 몇 십 만 원 정도가 고작이다. 결국 업체들만 배를 불리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밴드캠프, 튠코어 등에서 아티스트가 음악을 독립적으로 유통하는 서비스가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다. 미국의 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즈의 경우, 보통 한 곡의 가격이 0.99달러인데 생산자에게 70%, 서비스업체가 30%를 가져가는 7:3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와 비교하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처럼 해외와는 달리 국내의 불균형적인 음원수입배분 문제는 음악 생태계가 파괴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에서 노래 한곡을 다운로드 받는 가격은 600원 정도인데 과도한 할인율로 60원대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일반적인 유저가 한 달에 100곡을 받을 수 있다 해도 전 곡을 다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로인해 발생하는 ‘낙전수익’은 서비스 업체들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다.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노래를 들은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스트리밍의 종량제 가격유지다.
이에 신대철이 주도하는 바른음원협동조합이 출범해 중간유통업자가 수입의 대부분을 갈취하는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아티스트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거대 공룡 같은 음원서비스 업자들에 맞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또 하나의 신선한 플랫폼 모델이 출범했다. 이승열, 클래지콰이, 어반자카파 등 음악성과 대중성을 담보한 뮤지션들이 소속된 플럭서스뮤직(대표 김병찬)이 오픈한 ‘바이닐'이다. ‘바이닐’의 목표는 선명하다.
장르 쏠림을 유도하는 차트위주가 아닌 다양한 장르음악이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통해 아티스트들이 정당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의지다. 음악 가격은 아티스트와 레이블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 아티스트의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음원이 아이튠스처럼 0.99달러에 판매될 경우, 애플과 구글이 가져가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아티스트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72%에 달한다. 누적판매액이 400만원을 넘어갈 경우, 수수료를 더 낮춰 아티스트에게 86%에 육박하는 수익을 지급한다. 말만 들어도 신통방통한 시스템이다. 이는 바이닐 운영이 최소한의 운영 인력과 아티스트 스스로 업로드하고 관리하는 독립 시스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글=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