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아픈데 목이 원인일까?

-이중턱을 만드는 자세로 목질환 예방 가능 -

어깨 질환은 나이와 관련이 많다. 흔히 어깨 통증을 ‘오십견’이라고 부르곤 한다. 나이 50은 넘어야 어깨에 병이 생긴다는 사회적 통념이 오십견이란 말에 담겨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최근엔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젊은 환자들도 부쩍 늘어났다. 이런 젊은 환자들은 특별히 무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어깨 위에 뭔가가 올려져 있는 것처럼 묵직함을 느낀다. 또한 어깨 위쪽의 근육이 딱딱해져서 안마라도 할 요량으로 주무르면 통증 때문에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항상 만성 통증과 피로 속에서 체력은 바닥이 난 상태로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낸다. 운전을 하거나 사무실에 앉아있을 때 어깨를 짓누르는 증상이 가중되는 것을 느낀다는 사람도 많다. 사실 이런 젊은 어깨 환자들은 어깨병 환자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는 일자목, 거북목, 목디스크 같은 목질환 때문에 어깨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은 어깨뿐만 아니라 뒷목이나 등쪽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사실 목 관련 질환도 일종의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경우가 더 흔하다. 최근 들어서는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고 있다는 게 주목할 만 하다. 이런 목질환의 조기 발현은 일상화된 컴퓨터 사용과 스마트폰의 보급과 관련이 깊다. 젊은 사람일수록 이런 기기들의 사용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젊은 목 환자가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어깨 통증이 생길 때, 어깨병인지 목 관련 질환인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진료분야가 세분화되어 찾아가야 하는 의사도 다른 경우가 많다. 같은 정형외과 내에서도 어깨를 보는 의사와 척추를 진료하는 의사가 구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어깨병인 경우는 회전근개질환이라는 어깨힘줄병,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관절낭염, 석회가 침착되는 석회성 건염 등이 있는데, 이런 질환들은 일반적으로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팔을 옆으로 벌려 올리거나, 뒤로 돌리는 경우 통증이 생긴다. 그러나 목질환인 경우에는 가만히 앉아있거나 서 있을 때 통증 생기는 경우가 많고, 팔의 움직임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팔을 올리면 통증이 없어지기도 한다.

목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목의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습관적으로 거북이처럼 턱을 앞으로 쭉 빼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세는 목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턱을 내밀고 있을 경우, 4-5Kg에 해당하는 머리를 앞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목의 옆쪽 뒤쪽 근육들이 지속적으로 긴장을 해야 한다. 이런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만성적인 목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거운 물건을 머리에 이고 있더라도 턱만 당기고 있다면 잘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머리 위에 아무것도 얹지 않더라도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면 그 머리 무게도 감당하지 못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일명 “이중턱”을 만들 정도로 턱을 당겨야 한다.

고개를 숙여서는 안 되며 턱만 당기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또한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적당히 높여서 눈보다 약간 낮은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우리 어머니들이 머리에 무거운 짐을 이고 다니셨어도, 목 건강을 잘 유지하셨던 것처럼 바른 목 자세만으로도 목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오늘부터 당장 ‘이중턱’을 만들어 보자.

달려라병원 박재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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