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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병원 & 착한달리기] 무릎 나빠졌다는 신호, 햄스트링 힘줄병

대한민국이 흔들거리고 있다. 권력을 등에 업고 사사로이 사용한 사람. 그리고 그 배경이 된 사람. 국민들은 과연 누가 몸통이고 누가 꼬리인지를 구분하기 힘든 상황 때문에 더 혼란스럽다. 정형외과 질환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다. 밝혀내기가 쉽지 않지만, 꼬리와 몸통의 관계로 상호 연결된 부위와 증상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본 칼럼에서는 정형외과 무릎전문의로서 그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려한다.

햄스트링이라는 근육 힘줄. 주로 무릎을 굽힐 때나 달리기를 하다가 멈추거나 방향전환할 때 많이 사용되는 근육 힘줄이다. 많은 운동선수들이 운동 경기 중 가장 많이 다치는 부분이다. 일정 정도 이상 손상이 되면 완전히 호전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선수 생명까지 위협하는 부상을 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유명한 선수들이 햄스트링 힘줄병으로 미국이나 한국에서 전문적인 치료 재활을 받고도 호전되지 않아 은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이 햄스트링 힘줄병은 전문적인 운동선수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자주 발생하는 무릎질환. 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람들은 무릎을 많이 쓰는 일(오래 서 있기.많이 걷기. 무거운 물건 들기)를 하고 난 뒤 무릎을 굽히거나 펼 때, 오금(무릎 뒤쪽 오목하게 들어간 부위) 부위가 당겨도 그냥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다행히 조금 쉬면 통증이 없어지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심해지면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 뒤가 당기는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제한을 받는다. 그러다가 평지를 그냥 걸을 때도 뒤쪽이 당기면 병원을 찾아오곤 한다.

문제는 햄스트링 힘줄병이 무릎의 다른 힘줄병처럼 단순한 힘줄 염증이나 손상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 무릎 속 연골이 닳거나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져도 2차적으로 무릎에 무리가 많이 가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즉 무릎 속 병이라는 몸통이 이 햄스트링 힘줄병이라는 꼬리가 튀어나오면서 뒤늦게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무릎 속에 염증이 발생하면 우리 몸은 거기에 반응한다. 이 염증으로 고통받지 않을 여러 가지 자세나 동작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고안한다. 즉 평상시와는 다르게 근육 힘줄을 쓰고 체중을 옮겨 싣게 된다. 이 때 가장 많은 하중을 받게 되는 부분 중 하나가 햄스트링 근육 힘줄. 그래서 이 햄스트링 근육 힘줄이 지쳐서 다칠 때까지는 무릎 속 문제로 인한 통증을 못 느끼거나 가볍게 느끼면서 지낼 수 있는 것이다.

50대 여자 환자. 2달 전부터 무릎 뒤쪽과 바깥쪽이 당긴다고 했다. 평상시에 등산을 자주 가도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을 정도로 무릎에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통증이 온 후부터는 산에 잘 갈 수 없다고 했다. 진찰 소견상 아직 무릎에 물이 차서 붓지는 않았고 햄스트링 힘줄 주변의 압통만을 호소할 뿐. "근육이 놀랐나 봐요"라며 넘길 수도 있지만, 필자의 경험상 이 환자의 햄스트링 힘줄병은 무릎병을 암시하는 꼬리이자 실마리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약물치료를 먼저 3주 정도 하면서 물리치료를 했다. 이후 큰 호전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정밀검사인 MRI를 시행했다. MRI 검사 결과, 역시 바깥쪽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는 파열로 진단. 30퍼센트 이상 파열이기는 했지만 아주 크지는 않아 간단한 관절경 수술을 하고 4주 후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리 몸은 항상 신호를 보낸다. 그 중 염증이 생기면서 오는 구조신호는 아주 애매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거기에 민감하지 않으면 자칫 큰 낭패를 보기 쉽다. ‘뻐근하다’, ‘시큰거린다’, ‘아프지는 않지만 뭔가 불편하다’ 등등 염증의 신호는 아주 다양하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점은 '쉬면 좋아진다'는 것.

쉬면 좋아지기 때문에 우리는 사소한 불편감에도 우리 자신의 중요한 일들을 잘 수행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또한 그 때문에 진짜 큰 문제를 쉽게 놓치기도 한다. 다른 몸의 병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무릎 뒤쪽이나 바깥쪽이 당긴다면 꼭 무릎 전문의를 찾아 의논해보는 게 좋다. 이 꼬리를 잘 잡아서 흔들어봐야 이게 끝인지 숨어있는 몸통인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달려라병원 손보경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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