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선수 부모의 직업을 살펴보니 매우 다양했다.

천사란 별명을 가진 신지애는 목사인 부친 신재섭씨 영향으로 인터뷰에서 종종 성경 구절을 인용한다. 전남 영광에서 목회 활동했던 신재섭 목사는 딸의 골프백을 어깨에 메고 캐디로 나선 적 있는 골프 대디(golf daddy)다.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하와이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어머니 서현경씨는 미스코리아 서울 진 출신으로 아마추어 골프선수였다. 서씨는 남편 위씨에게 골프를 가르쳤고, 아버지는 딸 미셸을 골프 선수로 키웠다. 박희영의 부친 박형섭씨도 대림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다.

임성아의 아버지 임용원씨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조종했던 기장 출신이다. 딸이 200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 도전하자 아버지도 미국으로 건너가 파일럿 대신 캐디로 활동했다. 미국 폴라 크리머의 부친 폴 크리머도 미 해군에서 전투기를 조종했던 파일럿이다.

골프 대디 가운데 박세리의 부친 박준철씨는 젊은 시절 야인 생활을 경험했다. 장정의 아버지 장석중씨는 대전 유성경찰서 경찰 출신으로 몇 차례 박준철씨와 '인연'을 맺었다. 최운정의 부친 최지연씨도 서울 송파경찰서와 혜화경찰서에서 근무하다 골프 대디로 변신했다.

골프계 부전자전도 눈에 띈다. 최광수와 아들 최형규는 2008년 한국에서 첫 부자 프로골퍼가 됐다. 허석호의 아버지는 원로 골프인 허재현. 김경태는 레슨 프로인 아버지 김기창씨에게서 골프를 배웠다.

배추 농사를 지으며 굴착기 운전사로 일했던 골프 대디도 있다. 김인규씨는 딸 김초희를 골프 선수로 키우고자 쉴 틈 없이 일했다.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김주형 레슨 프로는 김동건 아나운서의 아들이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