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옷보다 더 크죠?" '빅토리' 우승자 이혜정씨가 체중 감량 전 입던 옷을 펼쳤다.
21년전 170mc 54kg 미스 한국일보 뽑혀

2008년 미국서 사업 실패
폭식·폭음의 연속으로 체중 한때 100kg 육박

살 빼고 재기하자 결심
SBS 다이어트 프로그램 '빅토리' 참가
3개월 사이 40kg 감량 우승

주부 위한 다이어트 사업 구상중
"정다연씨처럼 됐으면 좋겠어요"

"40대 여성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행복합니다."

"나도 놀랐어요!" 이혜정 씨가 '빅토리' 에 처음 참가 시 입던 바지를 양손으로 들어 보였다. 그는 자신의 변한 모습이 기쁜 듯 활짝 웃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다이어트 서바이벌 빅토리'(이하 빅토리)의 우승자 이혜정. 1일 스포츠한국과 만난 그는 생기가 가득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옛 타이틀이 살아난 듯 했다. 그는 지난 3개월 동안 '빅토리'에 출연하면서 40kg을 감량했다. 첫 출연 당시 99kg이었으니, 사람 한 명이 빠져나간 셈이다. 빠진 살 만큼 그의 마음엔 자신감과 희망이 붙었다.

재기의 첫 걸음은 다이어트

이혜정은 여자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다. 18세에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행복한 가정분위기 아래 학창시절을 보냈다. 22세가 된 1990년에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참가했다.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버리겠다"는 아버지의 반대에 "가발을 쓰고 나가겠다"고 맞섰다. 그는 미스 한국일보로 선발됐다.

이혜정의 인생은 2008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남편과 함께 패션사업에 나선 그는 미국발 금융 위기에도 흔들렸다. 위기는 닥쳤고 지난 2월 결국 부도를 현실로 받아들였다. "내가, 왜"라는 생각에 손에 잡힌 건 음식과 술뿐이었다.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들 수 없었어요. 맨 정신으로 눈을 뜨고 있으면 누가 날 잡으러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무서웠죠. 인생이 손바닥 뒤집히듯 바뀌었어요."

체중감량 전 입었던 윗도리가 마치 포대 같다.
이혜정을 일으켜 세운 건 미국에서 둘도 없는 언니가 건넨 충고였다. 그는 "재기하려면 건강해야 한다면서 당장 살부터 빼라고 겁을 주더라"고 말했다.

'빅토리'는 지난 8월 새벽 그에게 기적처럼 다가왔다. 그는 시간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6시 32분이었어요.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라는 단어가 있더라고요. '빅토리' 관련 기사들이 있었어요. 해외 거주자라 절차가 복잡해 SBS 홈페이지 ID를 얻는 데만 3일이 걸렸죠. 한국 행 비행기 값도 언니가 대줬고, 제가 한국 땅을 밟았을 땐 주머니에 25만원 밖에 없었죠."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인천 공항에 들어선 이혜정을 본 이모는 그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공항 한 구석에선 대성통곡 소리가 들렸다. 미국에서 잘 살고 있을 줄 알았던 조카의 모습은 가족에게 충격이었다.

딸 생각으로 힘든 다이어트 버텨

1990년 미스코리아 한국일보에 당선된 당시 모습.
이혜정은 딸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을 글썽였다. 지난 3개월 동안 지옥을 경험하면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딸 예은이 덕분이었다.

"남들은 제가 운동할 때 땀을 흘리는 줄 알더라고요. 눈물인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100번도 넘게 들었고 딸도 보고 싶었죠. '집에 오지마'라는 말로 엄마의 우승을 표현하는 예은이를 생각하며 견뎠어요."

딸은 이혜정이 힘들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줬다. 그는 "미국에서 13번째 생일을 성년식처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방송 출연 때문에 못 챙겨줬다"며 "미안하다고 전화했더니 '엄마는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을 줬어'라고 격려해주더라"고 말했다. 그의 눈시울은 어김없이 붉어졌다. 눈물을 떨구다가도 이내 어린 나이에 속 깊은 딸을 자랑하고 싶다며 미소를 띄웠다.

40대 어머니들을 위한 또 다른 도전

이혜정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빅토리' 출연을 계기로 연예계 러브콜을 제안받았는지, 다이어트 관련 서적을 쓸 계획은 없는지 등의 계획을 물었다.

'빅토리' 첫 출연 당시 모습. 99kg의 체중때문에 표정이 어두웠다. SBS 화면 캡처
"구체적인 사업 구상은 없어요. 욕심을 갖는다면 40대 어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사업으로 발전 시키면 좋겠어요."

그는 어머니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마다 존경의 표시로 손에 가슴을 얹곤 했다. 그는 "40대 어머니들이 얼마나 힘든지 모를 거에요"라며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옷, 신발을 만드는 스포츠웨어 사업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혜정은 40대 몸짱 아줌마로 이름을 알린 정다연이 롤모델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정다연씨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요. 우리나라 40대 주부들의 운동 열풍을 일으킨 첫 주자잖아요.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다연 씨, 긴장하세요!"

는 '퍼피아이'

'빅토리' 참가 초기에 MC 신동엽과의 인터뷰 땐 울음이 터져 나왔다. 사진=SBS 캡쳐 화면
방송선 악명… 실제론 착한 코치

" 너무 착해요."

헬스트레이너 는 최근 종방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 '다이어트 서바이벌 빅토리'(이하 빅토리)에서 마스터로 출연했다. 참가자들에게 피도 눈물도 없는 엄격한 지도로 강도 높은 운동을 주문했다. '저승사자'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빅토리'의 우승자 이혜정가 본 는 '퍼피 아이'의 소유자였다. 귀여운 강아지처럼 눈꼬리가 처진 모습을 뜻한다. 이혜정은 1일 오후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방송에서는 어쩔 수 없이 두 팔을 허리에 올린 채 무서운 표정을 짓고 서있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선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선한 눈매만큼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간에 걸친 인터뷰 동안 1L의 물을 마신 이혜정. 자동적으로 열 조절이 되는 기능성 물병은 의 마음이 담긴 선물이었다. 그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면서 '빅토리' 참가자들에게 하나씩 주더라"고 설명했다.

"으?!" 이혜정 씨(맨 앞)가 '빅토리' 촬영 현장에서 도전자들과 함께 양팔을 든 채 운동하고 있다. SBS제공
는 평소 그를 '아줌마'라고 부른다고. 옆집 남동생처럼 살갑게 행동하는 와 함께라면 3시간 자전거 타기도 거뜬하다. 쏜리는 이혜정을 가리켜 "금방 짜증내고 포기할 줄 알았는데 우승까지 하다니. 아줌마 대단해!"라며 격려했다.

독종은 독종을 알아본다고 했다. 이혜정이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향한 곳도 가 운영하는 헬스클럽인 바디스쿨이었다.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의 지도는 멈추지 않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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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리

김인엽기자 klim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