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alaska)는 원주민 말로 ‘위대한 땅’을 의미한다. 끝없이 펼쳐진 눈밭과 그 위를 달리는 순록떼, 그리고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생동하는 땅이자 광활한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땅이다.

알래스카의 원래 주인은 이누이트(innuit). 그러나 캐나다 크리 인디언이 날고기를 먹는 사람이란 뜻으로 부르는 말 에스키모(eskimo)로 널리 알려졌다. 이누이트는 검고 곧은 머리카락을 가졌고, 엉덩이에는 푸른 몽골 반점이 있다. 게다가 알래스카 알류산 열도 아막낙 섬에선 한민족의 전유물인 온돌이 발견됐다. 이런 까닭에 이누이트 조상은 선사시대 한반도에서 알래스카로 건너갔다는 학설이 있다.

알래스카는 1741년 서양에 알려졌다. 러시아 탐험가 비투스 베링(1681~1741년)이 아시아와 아메리카가 육지로 연결됐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래스카를 발견했다. 이 때부터 알래스카는 러시아 영토로 인정됐다. 미국은 1867년 3월 30일 러시아에 720만 달러를 주고 알래스카를 샀다. 남한보다 15배나 큰 땅을 3.3㎡(평)당 약 0.0016센트에 산 셈이다.

미국에선 알래스카 매입에 대한 반대가 꽤 있었다. 윌리엄 수어드 국무장관이 알래스카 매입 법안을 제출하자 상원에서 갑론을박이 쏟아졌다. “그렇게 큰 얼음통(Ice Box)이 도대체 어디에 필요하나?” “얼음이 필요하면 미시시피강 얼음을 깨서 장관 집이나 채워라!” 알래스카 매입이 상원 표결에서 단 한 표 차이로 결정되자 미국인은 알래스카를 수어드의 바보짓(seward’s folly)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수어드의 바보짓에서 1895년 금광이 발견됐고 석유와 석탄, 주석과 니켈까지 쏟아졌다.

러시아는 왜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았을까? 당시 러시아는 크림 전쟁(1853~1856년) 때문에 재정이 어려웠고, 캐나다를 앞세워 팽창하는 영국을 막아야 한다는 강박감이 컸다. 미국은 남북 전쟁 당시 북부군을 지지한 러시아를 위해, 그리고 영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동 목표를 위해 알래스카를 사들였다. 명분을 따랐던 미국에는 행운이었지만 실리를 따졌던 러시아에는 불행이었던 셈이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