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첫 올림픽 메달은 제14회 런던올림픽(1948년)에서 나왔다.

김성집이 역도 미들급(75㎏급)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한수안은 복싱 플라이급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김성집(93) 대한체육회 고문은 "시상대 위에서 해방된 조국을 갖게 됐음을 실감했다"고 회상했다. 1948년 8월 15일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에 태극기가 이역만리 런던 하늘에 휘날렸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김 고문에게 한국 선수단과 함께 런던에 가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한 김 고문은 "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대답했다. 걸을 수 없을 만큼 몸이 늙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할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은 강렬했다.

제30회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에는 김성집과 고(故) 한수안(1926~1998년)이 못다 이룬 금메달이란 꿈을 꾸는 이가 있다. 역도 77㎏급에 출전하는 사재혁(27)과 복싱 라이트플라이급(49㎏ 미만) 신종훈이 주인공이다.

김성집은 런던올림픽에 이어 헬싱키올림픽(1952년)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인 최초 올림픽 2회 연속 메달리스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사재혁은 한국 역도 사상 첫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사재혁은 잦은 부상과 수술로 한때 은퇴를 고민했지만 런던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한국 복싱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수확한 한수안이 1948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장면. 주간한국 자료사진
신종훈은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이 선정한 세계 1위.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선 2위를 차지했다. 세계 정상급 강호가 많아 금메달을 확신할 순 없지만 편파 판정으로 동메달에 그친 한수안의 한(恨)을 풀겠다는 각오가 당차다. 한수안은 64년 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준결승에서 져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재혁과 신종훈은 64년 만에 다시 밟을 런던 땅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