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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친이계 ‘정권재창출’회동

● MB-친이계 회동
이 대통령 "도와달라" 독려
이재오 의원 즉답 피했지만
박근혜 후보 힘 받아
불편했던 관계 해소 상징
야권 '정치 개입' 비판
  •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은 지난달 27일 회동을 갖고 '정권 재창출'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은 이 대통령과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악수하는 모습. 주간한국 자료사진
MB “새누리당 정권재창출 힘써달라”

친이계 독려에 朴 힘받아, 야권 ‘정치개입’ 비판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에 힘써주세요.”

지난달 27일 오후 6시께 청와대 앞 한정식 식당. 이명박 대통령은 친이(친 이명박)계 전현직 의원들과 저녁을 함께하면서 집권 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전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한동안 담소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친이계 정치인들이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이 대통령은 식사 무렵에 들어왔고 좌우에 이재오 의원과 안경률 전 의원이 앉고, 이윤성ㆍ최병국ㆍ이춘식ㆍ진수희 전 의원 등이 둘러 앉았다고 한다. 청와대에서는 이달곤 정무수석이 참석했고, 어청수 경호처장이 대통령을 모신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만에 이 대통령과 함께하는 자리여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정권 재창출’얘기를 할 때는 꽤 진지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자리를 뜬 뒤에도 친이계들은 ‘정권재창출’에 관한 향후 행동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빠른 시일 안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민주통합당 등 야권으로부터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참석자의 전언 대로라면 이 대통령과 친이계의 이날 모임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우선 이 대통령의 ‘정권 재창출’ 발언은 그간 박근혜 후보와 불편했던 관계가 해소되는 상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와의 관계는 지난 4ㆍ11 총선을 전후 해 결별 수순을 밟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이계가 대거 탈락한 것과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과의 19대 국회 개원(開院) 협상에서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의혹에 대해선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데에 박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매우 불쾌해 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도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큰 시각 차를 보이며 대립관계를 보여왔다.

박근혜 후보 입장에서도 새누리당 대선 경선 과정에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출마하고, 이재오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가 출마할 뜻을 내비친 배후에는 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고 MB와 냉랭한 관계가 지속됐다.

또한 지난 8월 현영희 의원 공천헌금 문제와 9월에 박 후보 경선캠프의 대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해 박 후보가 타격을 입었을 때 그 배후에 MB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돌아 박 후보 측이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정권 재창출’을 언급한 것은 박 후보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이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라는 단어는 단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지만,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이란 표현은 친이계에 ‘박 후보를 도와주라’는 뜻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박 후보(미래권력)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이 대통령(현재 권력)이 진정한 의미의 우군이 된다면 박 후보는 가장 부담스러운 짐을 덜고 새로운 추진력을 받게 된다.

친이계의 향후 동향도 주목된다. 친이계는 4ㆍ11 총선 이후 크게 위축됐지만 여전히 당 안팎에서 무시못할 힘을 갖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이미 ‘국민 대통합’을 대선의 화두이자 승부수로 띄웠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시대의 사람들을 영입하고, 최근에는 충청권 기반인 선진통일당을 흡수 합당해 지역적인 기반도 다졌다. 이른바 ‘집토끼’를 지키고 ‘산토끼’를 잡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박 후보의 ‘대통합’ 행보에는 심각한 누수가 있었다. 바로 박 후보와 대척점에 있는 친이계다.

친이계 중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박 후보 측과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더구나 친이계의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줄곧 박 후보에 각을 세워 왔다.

이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하거나, 박 후보가 부정적인 투표시간 연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분권형 개헌 추진 국민연합’창립대회를 열고 “유력 대통령 후보가 쿠데타와 유신을 비호하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 국민들은 ‘아, 다시 독재로 회귀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박근혜 의원의 역사 인식에 대해 주목하고 긴장하게 된다”며 박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선에서 박 후보를 도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권 재창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라의 미래다. 일단 나는 이 운동(개헌)에 전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이 친이계 주축이 모인 저리에서 ‘정권 재창출’을 언급한 것은 향후 친이계 행보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박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진수희 전 의원은 “대선과 관련해선 정권 재창출보다 나라의 미래를 위한 권력의 틀과 권력의 비전을 공유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박 후보가 그러한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면모를 보인다면 정권 재창출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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