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부터 다양한 사이즈 LP 제작 이뤄져

1958년부터 제작되기 시작해 1960년대까지 이어진 KBS레코드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크게 3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우선 시리즈와 KBC(Korean Broadcasting Corporation) 그리고 KBCA(Korean Broadcasting Culture Association)레코드 시리즈가 있다. KBS레코드는 가곡, 민요, 건전가요, 일반 대중가요를 담은 12인치 LP가 시리즈가 열 장 이상 제작되었고 수많은 특집 버전까지 확인되었다. 10인치 LP도 있다. 10인치 LP는 방송에서 사용할 효과음을 수록한 음반이 다수 확인되었다. KBC레코드 시리즈는 No.15, KBCA레코드는 그보다 더 많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LP 제작 안갯속 기억

한국 최초의 LP제작에 대한 수수께끼 같은 의문을 풀어줄 인물은 최초의 LP제작에 참여했던 오아시스레코드의 기술책임자 이성희와 녹음기사 진백림이다. 두 사람은 최초 LP제작 개소식 사진과 대한뉴스 동영상에도 등장한다. 진백림은 동판제작기술자가 아닌 녹음기사인지라 개소식 때 사진모델을 한 것으로 보이고 10여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증언이 가능한 유일한 음반제작기술자 이성희는 몇 년 전부터 숙환을 앓고 있어 외부인과의 만남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데 당시에 대해 '기억이 흐릿하다'는 말을 전해왔다.

각 음반들의 시리즈 넘버나 음반번호를 확인한 결과, 최초 LP로 추정되는 음반은 2개로 압축되었다. 음반번호 '001'인 '자유행진곡', '6.25의 노래'등이 수록된 KBS레코드의 건전가요 음반(상편 음반사진)과 음반번호 '1001'인 이 그것이다. 두 음반 중 어느 음반이 최초일까? 1958년 KBS의 LP제작실 개소식 때 막 제작되어 나온 최초의 LP를 들고 있는 공보처장의 스틸사진에는 앵글문제로 재킷의 이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대한뉴스 제 174호 보도영상을 보면 한옥 처마와 한복을 입고 무용을 하는 여성의 그림과 음반 밑에 KBS레코드란 큼직한 표기가 보인다.

그 음반은 그러니까 1958년 한국에서 최초로 제작된 LP는 12인치 음반이다. A면은 1957년 결성된 국내 최초의 프로페셔날 혼성 합창단인 KBS 혼성합창단이 부른 '창문을 열며'등 가곡과 '도라지' 등 민요가 각각 3곡씩 수록되었고 B면은 KBS 어린이합창단이 취입한 '우리 대통령(이승만)', '나뭇잎 배'등 동요 13곡이 수록되었다. 이 음반 재킷 이미지는 KBC레코드 시리즈 NO.14 음반 재킷으로 재사용되었다.

최초LP 왜 12인치였나

그동안 1950년대는 10인치 LP시대로 기정사실화되었다. 최초로 추정되는 두 KBS레코드 모두 12인치 LP란 점에서 또 다른 의문점이 생겨났다. 의문을 풀어주는 기사를 찾아냈다. 동아일보 1959년 5월 25일자는 "유니버샬레코드는 2개월 전부터 도너스 LP판을 발매하고 있다"고 기록했다. 1959년 10월 9일자 동아일보 기사는 1950년대에 10인치와 12인치 LP가 모두 제작되었음을 증명한다. "공보처 LP제작소에서 국내 최초로 한국가곡집이 수록된 레코드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국내 음반사들도 급속도로 LP제작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오아시스는 이미 3개월 전부터 30여종을 발매했고 미도파에서는 2개월 전부터 10인치, 12인치 두 가지로 10여종의 LP를 발표해 왔으나 외국 곡의 복사판에 그치고 우리나라에서 직접 취입한 원판은 없었는데 킹스타에서 지난 10월 3일 개천절을 기해 한국민요, 한국고전무용곡 각 2장씩 총 4장을 직접 핸드메이드 과정으로 커팅하여 300환, 500환 정도의 가격으로 발매해 레코드 업계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로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달리 1950년대에 국내에서는 이미 도너스, 10인치, 12인치 LP를 모두 제작한 것이 분명하다. 또한 상업적 이유로 외국 복사판과 가곡과 민요가 먼저 제작되었고 국내에서 녹음되어 커팅 제작된 민간의 음반제작사 제작 대중가요 LP는 1959년에야 10인치로 발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12인치 프레스 기계도입은 자본이 열악했던 당대 음반사들이 재정적 문제로 1962년에서야 가능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하튼 KBS의 LP제작으로 만개된 국내 제작 LP시대는 한국 음반 산업 발전에 확실한 이정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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