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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는 육사, 비안보는 고시 출신… '전문성+안정 운영'에 무게

● 윤곽 드러난 박근혜 당선인 인사스타일
1차 인선 친박·TK 배제 9명 모두 친정으로 금의환향
검찰·군 장악력 높여 2차땐 측근·전문가 중용 전망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교육과학분과 국정과제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정부의 조각(組閣) 내용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호하는 인사스타일의 윤곽이 가시화 하고 있다.

아직은 국무총리를 포함해 정부 조직 17부3처17청 중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만 내정됐고 청와대 비서실의 2실장-9수석비서관 중 국가안보실장과 비서실 밖의 경호실장 만이 임명된 상태다.

이들 낙점자 9명을 놓고 박 당선인의 전체 인사를 가늠한다는 것은 이른 감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지명된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관통하는 몇 가지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이 부분이 박 당선인이 고위직 인선에서 가장 중시하고 있는 점이란 분석이 자연스레 나온다.

고시 출신과 육사 출신

현재까지 박근혜정부에 입성키로 한 정부 고위 관계자 9명은 모두 사법고시나 행정고시를 패스했거나 육군사관학교 출신들로 이뤄져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사법고시를 거친 검사 출신이며 서남수 교육부, 유정복 안전행정부, 유진룡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직에 입문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외무고시 출신이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과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박 당선인의 1차 인선 9명 중 6명이 고시 출신, 나머지 3명이 육사 출신인 것이다.

물론 50~60명의 장ㆍ차관급 인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1차 인선에서 이 같은 공통된 특징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고육당(고시+육사) 정부'란 비아냥이 나온다.

박 당선인이 안보 분야에는 육사 출신, 비 안보 분야는 고시 출신으로 채운 것은 전문성을 중시하면서 안정적인 부처 운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9명의 고위직 후보자는 모두 자신이 근무했던 친정으로 금의환향한 케이스다. 정홍원 총리도 법무연수원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감했기에 사실상 친정인 검찰을 아우를 수 있는 곳으로 영전한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 8명은 모두 자신이 예전에 근무했던 곳의 장(長)으로 돌아가거나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의 경우처럼 친정인 군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또 이들 9명 중 경기고 3명 서울고 2명, 지방의 명문인 부산고와 광주일고가 1명씩이며, 대학은 육사와 서울대, 성균관대가 각각 3명이고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만 연세대 출신이다. 각자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거친 후보자들로 구성된 점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지역안배 등 통합형, 탕평형이나 변화를 중시한 개혁형 인사라기보다는 새 정부 출범 초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전문성에 방점을 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친박도 없고 TK도 없다

역대 정권마다 조각(組閣) 때부터 대선 논공행상에 따라 측근을 전면 배치하거나 또는 요직에 동향 출신 인사들이 중용됐다. 그러나 이번 1차 인선에서는 박 당선인의 측근들이 눈에 띄지 않고 더구나 같은 고향인 TK(대구ㆍ경북) 출신은 전무하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 후보자만이 유일하게 친박계 의원이다. 그는 대선 때 직능분야를 맡아 막후에서 선거 조직을 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PK(부산ㆍ경남)가 각 3명으로 가장 많다. 황교안, 윤병세, 서남수 장관 후보자가 서울이고 정홍원 총리후보자(경남 하동)와 김병관 후보자(경남 김해)는 경남, 박흥렬 경호실장 내정자는 부산이다. 또 인천(유정복, 유진룡)이 2명, 호남 1명(김장수)이다. TK와 함께 충청, 강원, 제주 출신은 아직 '박근혜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지금 인사는 철저하게 박 당선인이 지휘하는 것이기에 최측근 누구도 인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논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그저 박 당선인이 낙점해주기를 바랄 뿐 특정인에게 인사 청탁을 할 곳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계 출신이라고 무조건 중용되는 것도 비친박계라도 이념적인 문제만 없다면 얼마든지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모든 인선을 박 당선인이 최측근 몇 명과 함께 결정하다 보니 주변에서 인사 청탁은커녕 자기 자신의 운명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 중심으로 철저하게 진용이 짜여지고 있다는 방증은 또 있다. 군을 경험하지 않은 데다 여성으로서 군을 이끌기 다소 무리가 아니라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한 듯 박 당선인은 안보 라인의 무게 중심을 청와대에 뒀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은 육사 27기다.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내정자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같은 육사 28기다. 청와대의 최측근 참모가 군 전체를 지휘하는 국방부 장관의 선배이거나 동기이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군 장악력을 크게 만들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중이 이번 인선에 녹아있다.

청문회 통과 가능할까

2차 3차 인선이 남아있긴 하지만 벌써부터 이들 고위직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와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 문턱에 가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여론 검증에 걸려 자진 사퇴한 바 있다. 만일 이들 중 복수의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박근혜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은 완전히 물 건너가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동의 여부다. 정 후보자는 부산지검 특수부장 시절 투기 목적은 아니지만 주택 청약자격을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점을 시인했다. 정 후보자는 1988년 9월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으로 발령받았다. 이후 정 후보자의 배우자와 아들은 주소를 부산 남구 남천동 아파트로 이전했지만 정 후보자는 서울 구로구 독산동 연립주택에 거주하던 누나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에 정 후보자 측은 "본인만 주소지를 누나 집으로 이전하게 된 것은 당시 후보자가 무주택자이면서 주택청약 예금에 가입해 국민주택 청약 1순위자에 해당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주택공급 규칙에 따라 주택청약 가입자가 주소를 옮기면 1순위 자격을 잃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기 위해 주소지를 서울에 남겨뒀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정 후보자는 1992년 12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를 분양 받아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을 옮긴 것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사과는 했지만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또 한번 야당 의원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질게 분명하다.

장관 후보자 중에서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고가의 아파트와 토지를 매입한 뒤 두 아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제대로 납부했는지 여부가 본격적인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2011년 부인 명의로 돼 있던 서울 노량진동 우성아파트 한 채(전용면적 124.77㎡)를 두 아들에게 각각 지분 2분의 1씩 증여했다. 이 아파트는 증여 당시 기준시가가 4억 8,000만원이었지만 시가는 5억 7,000만원에 달해 두 아들의 증여세 부담이 7,380만원에 달한다.

김 후보자는 또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비리 전력이 있는 한 무기중개업체에서 비상임 고문으로도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 대표는 1993년 율곡 비리 때 뇌물제공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인선도 고육당 원칙 이어질까?

1차 조각 인선이 끝난 만큼 2차 조각 인선은 언제 어떻게 이뤄질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국회의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만큼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보좌진 인선이 먼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정부 부처 장(長)들이 대다수가 관료 출신인 만큼 청와대 보좌진은 여의도 출신이거나 박 당선인 지근거리에 있는 인사들이 기용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먼저비서실장에는 원외 중진급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아무래도 의원이 실장에 기용될 경우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점이 부담이다. 현경대 전 의원과 김진선 전 강원지사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고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 여의도 바깥에서 인선될 수도 있다.

수석비서관에는 현재 인수위에서 활동중인 위원들도 더러 지명될 수 있다. 현재까지 대학교수 출신의 요직 기용이 없었기 때문에 청와대 보좌진에는 일정 수가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나머지 11개 부처 장관에 대해서는 의외의 인물이 기용될 공산이 적지 않다. 기업체나 연구소 출신 인사들에게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고시-육사당으로 이어진 1차 조각 인선과 달리 2차 인선에서는 측근-전문가 그룹의 기용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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