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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참 조팝나무
여름날에 즐기는 풍성함…관상용으로 개발중



조팝나무라고 하면 봄이 생각난다. 봄이면 산 가장자리 백설보다 더 희고 눈부시게 피어, 꽃을 본 듯 눈을 본 듯 눈부신 조팝나무 말이다. 하지만 참조팝나무는 여름 꽃이다. 풍성하기로 치면 그 어떤 꽃나무 못지않고, 작은 꽃송이 하나하나로 따져 보아도 장미과의 명성에 걸맞게 완벽한 균형을 가진 모습이다. 그런데 조팝나무는 알아도, 그것도 마음에 담아 기억하면서도 진짜 조팝나무라는 뜻의 참조팝나무를 눈 여겨 보지 않음은 어떤 이유일까.

우선은 지천에 펼쳐진 초록 때문이 아닐까, 온 세상에 풀과 나무들이 저마다 풍성하게 잎을 펼쳐내어 열심히 성장하는 그 왕성한 계절의 무성한 초록빛이 참조팝나무를 가려 두드러지게 바라보지 못하게 함이 첫째 이유일 테다. 참조팝나무의 꽃잎 색이 순백 혹은 분홍색처럼 선명했더라면 조금은 처지가 달랐을 터이지만, 참조팝나무의 꽃들은 희지도 그렇다고 분홍색이라고도 회색이라고도 말 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색이니 자극에 익숙한 사람들의 눈에 금새 들어 올 리 없다.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어느 날부터 조금씩 참조팝나무의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밝은 색이지만 서로 조금씩 섞여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그 은은한 흰빛이 더 매력적이기 시작하였고, 남보다 앞서느라 서둘러 흰 꽃만을 가득 단 그냥 조팝나무의 조급함보다 느긋하고 천천히 잎도 꽃도 함께 펼치며 숱한 다른 식물들과 섞여 경쟁하면서도 편안한 모습으로, 맑게 흐르는 계류의 물소리나 들으며 자라는 그 여유가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잔잔한 꽃들이 모여 만들어낸 풍성함에서는 어머니의 넉넉한 마음을 떠올렸다면 너무 비약일까.

참조팝나무는 장미과 조팝나무속에 속하는 작은 키 나무이다. 조팝나무집안에는 앞에서 말한 조팝나무 이외에도 진분홍빛 꼬리조팝나무, 잎이 둥근 산조팝나무, 꽃차례가 말갈기 같은 갈기조팝 등 그 종류가 여럿이지만 참조팝나무는 그 중에서 가장 늦게 꽃이 피고 꽃차례의 크기도 가장 크다. 다른 종류들과의 차이점을 좀 더 말해 보면, 꽃들이 달리는 배열인 꽃차례가 특징인데 우산살처럼 똑같은 길이를 가지 꽃자루들이 동그랗게 모여 달리는 산형화서(傘形花序)가 아니라 꽃자루가 달리는 위치는 서로 다르지만 꽃이 달리는 부분은 엎어놓은 접시처럼 둥글게 모여지는것도 모자라 두 번씩 갈라져 배열하는 ‘ 복산방 화서’이다. 잎은 타원형이면서 두껍고 이중은 불규착힌 톱니가 있으며, 수술의 길이가 꽃잎보다 2배쯤 길게 나오는 것도 보기 좋은 특징의 하나이다. 더욱이 참조팝나무는 한자로 쓰면 조선수선국(朝鮮繡線菊)으로 우리나라의 대표 조팝나무라는 뜻을 있고 그래서 영어로도 Korean Spiraea로 우리나라의 대표 조팝나무임을 알려주고 있다.

최근 이 나무의 쓰임새에 주목해 관심을 두는 이가 늘고 있어 더욱 주목이 간다. 사실 학계에서는 참조팝나무와 좀조팝나무를 나누어야 하는지, 또는 하나의 종(種)으로 보아도 되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개인적인 견해로는 좀포팝나무와 참조팝나무를 서로 다른 종류의 식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행각한다) 어찌 되었든 정원수 중에는 여름철에 꽃이 많은 관목들이 비교적 적은 터라 이를 심고 개발하는 이들이 많다. 관상적인 측면에서는 좀조팝나무가 좀 더 좋다.

한 포기를 두고 볼 때 꽃이 많고, 개화기가 길어 초여름부터 여름내 꽃을 볼 수 있어 좋다. 게다가 키우기엔 까다롭지 않으며 어떠한 환경에도 잘 어울리게 심어 볼 수 있어 좋다. 한 연구기관에선 우리의 야생 식물중에서 꽃꽂이 소재로 좋은 것이 무얼까 연구하고 골라서 발표하는 식물 중에 이 식물을 추천하기도 했다. 공원이나 화단은 물론 큼직한 화분에 넣어 키워도 특별한 멋을 즐길 수 있다.

참조팝나무의 꽃말은 ‘ 노력’이란다. 꿀샘이 깊어 많이 찾아드는 꿀벌들의 노력이 돋보여서 있까. 겉으로는 넉넉하고 편한해 보여도 열심히 살아가는 숨은 노력을 보았기 때문일까. 힘껏 노력하여 지난 계절들을 살았다면, 이번 여름 휴가 때엔 개울가에 피어나는 참조팝나무 찾는 노력쯤은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그만한 보상이 따를 터이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


입력시간 : 2004-07-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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