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파워 중견기업 629곳 합계 수준

작년 2,000대 기업 총매출액 1,603조원 중 삼성전자 137조원…전체 매출 중 8.6%
상위 10%가 전체의 90% 차지…매출 2,000억∼4,000억원대 중견기업 늘어야 바람직
CXO연구소 2,000개사 매출 분석…작년 매출액 49조 감소, 중견기업 245곳 사라진 셈


국내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얼마이며, 어느 정도의 매출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국내 2,000대 기업의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매출은 총 137조원으로 전체 매출액 중 8.6%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는 매출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 기업 629곳의 매출액을 모두 더한 것과 같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매출액이 10% 증가하게 되면 중견기업 60여곳이 생겨나는 효과를 낳지만, 반대로 10% 하락하게 되면 같은 규모의 회사가 60여곳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22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2013∼2014년 2,000대 기업의 매출액 현황을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조사대상 기업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상장ㆍ비상장사 중 매출 기준이다. 금융사와 특수목적회사는 제외했다. 매출액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이다.

연구소 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2,00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1,603조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총 매출액(1,652조원)보다 49조원(3%) 감소한 수치다. 매출 2,000억원대 중견기업 245개가 한 해 사이에 사라진 셈이다.

2,000대 기업 중 매출액 상위 1%에 든 20개 기업의 비중은 2013년 43.07%에서 작년 42.34%로 약간 떨어졌다.

매출 5,000억원 이상 대기업군 숫자는 2013년 346개사에서 2014년 334개사로 12개 줄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의 매출액 비중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88.9%, 89.0%로 여전히 절대적으로 높았다.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2000대 기업에서는 상위 20%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의 ‘20대 80법칙’이 상위 10%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10대 90 법칙’으로 점차 이동되어가고 있는 모양새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매출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 숫자는 2013년 638곳(139조원)에서 2014년 629곳(137조원)으로 기업 수는 8곳 줄었고, 매출 규모는 2조원(-1.5%) 감소했다.

삼성전자 매출은 2013년 158조원에서 2014년 13.3% 떨어진 137조원으로 중견기업 629곳의 매출 외형과 거의 일치한다.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2013년 1,016곳(42조원)에서 2014년 1,037곳(41조원)으로 약간 늘었지만 매출 비중은 두 해 모두 2.60%에 불과했다.

지난해 2,000대 기업 중 단일회사 매출 비중이 1%를 넘는 기업은 23곳이다. 최소한 매출 1조6,000억원이 넘어야 국내 2,000대 기업 중 ‘매출 비중 1% 클럽’에 가입할 수 있었다.

작년 기준으로 단일 기업별 매출 영향력이 큰 기업들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전력(매출 57조원, 비중 3.58%), 현대자동차(43조원, 2.68%), SK에너지(41조원, 2.58%), GS칼텍스(38조원, 2.39%), 한국가스공사[036460](36조원, 2.29%), 기아자동차[000270](29조원, 1.86%), LG전자[066570](29조원, 1.84%), 포스코[005490](29조원, 1.82%), S-Oil[010950](28조원, 1.78%) 순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소장은 “국내 2,000대 기업을 살펴보면 대기업 숫자는 적고 중소기업은 많은 삼각형 구도이지만 실제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삼각형 구조가 뚜렷하다”면서 “국가경제가 튼튼해지려면 매출 2,000억∼4,000억원대 중견기업 숫자와 매출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0대 기업 내 업종별 매출액 비중도 달랐다. 작년 기준 가장 높은 매출액을 차지하는 업종은 전자업이 282조원으로 전체 비중의 17.6%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전기업 175조원(11.0%), 유통업 161조원(10.1%), 석유정제업 138조원(8.6%), 화학업 131조원(8.2%) 순으로 산업별 매출 영향력이 컸다. 이에 비해 제약업 13조원(0.8%), 식품업 31조원(1.9%), 운수업 55조원(3.5%) 등은 2000대 기업 내 산업별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홍우 기자 lh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