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에 승부…한국 넘어 글로벌 브랜드 만드는 게 꿈 할리스, 카페베네, 망고식스 경영 노하우 담은 출간

사진=김봉진 인턴기자
“할리스커피 창업 시절부터 내가 꿈꿔온 목표가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이기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해외 시장에서 국내 브랜드를 널리 알리겠다는 것이었다.”

최근 신간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다산3.0)를 펴낸 강훈(47)은 일생의 목표를 이렇게 회고한다. 그로부터 18년, 현재 그는 할리스커피와 카페베네를 거쳐 카페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 대표다.

1997년 신세계그룹의 스타벅스에 이어 할리스커피 창업, 카페베네에서 업계 최초 가맹점 500호점 돌파 기록을 세우며 ‘커피왕’이란 별명을 얻은 그가 돌연 망고 사업에 뛰어든 것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2003년 성공의 신호탄인 할리스커피를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현 CJ E&M)에 매각한 후 사업 아이템을 조사하기 위해 여행을 다니던 중 홍콩에서 디저트 전문점 허유산(許留山)을 방문하면서 망고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망고 사업을 하게 된 것을 책에서 이렇게 밝혔다.

“시간에 쫓기는 관광객들이 허유산의 망고주스를 사 먹기 위해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던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카페에 줄을 서서 음료를 사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순간적으로 직감했다. ‘그래 망고! 이걸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겠다!”

그는 특유의 사업 감각으로 국내에서도 곧 망고 디저트 수요가 생길 것을 직감했다. 때를 기다리며 아이템을 개척해 마침내 지난 2011년 망고식스를 론칭했고,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망고식스 본사에서 강훈 대표를 만나 책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를 낸 배경과 망고 사업의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카페베네 이야기> 이후 두 번째 출간인데 책을 낸 배경은.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사업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었다. 그동안 카페베네를 통해 국내에서 스타벅스를 이겼고, 망고식스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업을 할 때 카테고리를 선정하는 과정이나 해외 진출 전략 등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전하고자 했다.

- 책에서 홍콩 여행을 계기로 망고에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홍콩의 망고디저트전문점 허유산을 방문한지도 10년이 지났다. 할리스 매각 후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는 중이었다. 당시 국내에서 망고는 이효리, 김C가 망고음료 광고를 찍어서 유행했다가 관심이 전멸한 상태였다. 홍콩에서 보니 망고와 커피를 함께하는 콘셉트를 만들면 트렌드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투자자들에게 말하니 다들 되겠냐는 반응이었다. 언젠간 망고로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카페베네를 먼저 시작했다.”

- 망고식스는 메뉴가 다양하다. 경영 전략인가.

“메뉴는 망고식스 운영의 핵심 부분이다. 망고식스는 매장별 메뉴를 차별화한다. 메뉴를 통일시키지 말라고 한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균일한 메뉴를 가지고 운영하는데 이러다보면 변화에 뒤처진다.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의 니즈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한 발 앞서서 선점해야 한다. 이후 고객들이 따라올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메뉴 개발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직원들에게 국내외 인기 메뉴가 무엇인지 항상 조사시킨다. 나 또한 해외에 나가 직접 맛보면서 조사 다닌다.”

- 성공가도만 달린 것은 아니다. 망고식스 경영에 도움이 됐을 법하다.

“카페베네를 운영했을 당시 해외 진출에 실패했다. 국내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하면 성공할 줄 알았다. 카페베네라는 브랜드 파워가 있으니까 해외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자만이 있었다. 그런데 해외에서는 국내 브랜드인 카페베네, CJ, SPC를 모른다. 새롭게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생각으로 업계 1위인 스타벅스와 견줄 수 있는 차별화된 메뉴를 개발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이번 망고식스에서는 망고 음료를 내세우고 있다.”

- 앞으로 사업 계획은?

“커피는 국내외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가 보였지만 망고는 상품 가치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론칭했고, 1년 만에 국내 시장에 안착했다. 망고는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잘 알려진 과일이어서 사업 확장이 한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장차 중국, 미국 등지에 글로벌 매장을 넓혀가고 여기서 일정한 수준 이상의 망고를 사용하게 되면 해외에 망고농장도 직접 운영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마케팅 전략으로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해 브랜드의 스토리를 만들고, 시리즈를 발전시킬 생각인데 궁극적으로 한국민이 자랑스러워할 글로벌 1등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본사의 갑질 행세가 문제되고 있는데.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는 참 힘든 부분이다. 본사는 전체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일부의 희생을 요구할 때가 있고, 가맹점은 상생보다는 자신의 점포가 잘 되길 바란다. 이런 부분은 노사 관계처럼 구조적으로 입장이 다른 것이다. 다만 망고식스는 최대한 가맹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본사가 피해를 보더라도 가맹점에게 혜택을 주려고 한다. 망고식스가 여러 드라마에서 PPL을 했지만 본사에서 100% 부담했지 가맹점에게 비용을 요구한 적은 없다.”

- 은퇴ㆍ퇴직자에게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조언한다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장점은 전문가 집단이 만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가맹점주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본인의 방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다. 본사와 불협화음이 나오면 장사 매출도 영향을 받는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노하우를 믿고 따라가면서 스스로도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항상 듣는 얘기가 ‘편안하게 있으면 되는데 왜 항상 도전하냐’다. 그런데 가만히 있는 것은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도태되는 것이다. 도전하고 모험해야 현상이 유지되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가만히 있으면 그 자체로 국가적 손실이다. 모험을 하다보면 실패도 하지만 그래도 성공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 물론 처음부터 힘들다는 각오는 가지고 해야 한다.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성공 마인드는 잘 될 거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모험하는 것이다.”

■ 프랜차이즈업계 ‘미다스의 손’ 강훈의 비하인드 스토리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는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인 할리스커피, 카페베네와 디저트카페인 망고식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한 강훈의 경영 전략을 담은 책이다. 그만의 유행을 미리 예견하는 안목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 각기 다른 콘셉트의 카페를 경영하며 쌓은 노하우 등이 자세하게 소개돼있다.

특히 누구도 성공을 장담하지 않았던 망고를 국내 식음료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전환한 강훈의 모험과정이 상세히 기록돼있다. 일찌감치 망고에 주목해 국내 망고 수요를 개척하고 효율적인 마케팅 활용으로 소비자의 망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전환시켰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중국,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저력을 펼치고 있으며 그동안의 활약상을 후배들을 위해 묘사해 놓았다.



윤소영 기자 ysy@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