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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탈(脫) 중국' 후폭풍 부나?

삼성전자 중국 생산기지 베트남 이전 후 타기업 ‘베트남 러시’

日 언론 “돈 떨어지면 정 떨어진다” 한ㆍ중관계 악영향 지적

삼성 “중국시장 철수 아냐, 정치ㆍ경제 영향 없어”

그간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중국을 주요 생산시장으로 삼아 투자와 개발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중국 투자가 이전만 못하다.

한국의 대중국 직접 투자액은 실행기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했지만, 2012년부터 근소하게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다시 감소했고, 2013년 50억달러에서 지난해 19억달러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중국에 집중했던 투자를 베트남과 기타 동남아 생산시장으로 분산해 진출을 가속화한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 2월 베트남은 미국, 일본 등과 함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며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 시장에 더욱 눈을 돌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시장 집중이 낮아지면서 장기적으로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김에 따라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주며 ‘탈(脫)중국’을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삼성은 2000년대 중반까지 국내에서의 생산비율이 70% 이상이었지만, 이후 값싼 노동력 확보에 이점이 있었던 중국 생산시장으로 진출하며 2000년대 후반에는 그 비율이 2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무코야마 히데히코(向山英彦) 수석 선임 연구원은 “삼성 휴대폰의 중국 생산비율은 최대 50%를 웃돌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샤오미 등 중저가 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삼성도 생산단가를 낮추는 데 집중했다. 또 삼성의 휴대폰 생산기술이나 주요 부품 정보 등이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될 가능성도 지적되며 새로운 시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중국의 인건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도 주요 원인이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은 베트남에 비해 4~5배 가량 비싸다. 심지어 임원급들의 경우 한화 5억원의 연봉을 받는 이들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은 약 9000만명의 인구 중 70%가 생산가능 인구로 알려져 있어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고 ‘손재주가 좋은’ 양질의 노동자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베트남 진출 전략을 세울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기업 총투자 규모 140억 달러로 잡고 동시에 중국 톈진 공장의 생산물량을 과감히 줄여왔다. 대신 지난 2011년에는 베트남 북부 박닝성 옌폰공장을 세워 휴대폰 생산에 들어갔고, 2013년이 되자 타이응웬성 옌빈공단에 2개 공장을 설립해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S와 보급형 모델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 4개사가 모두 베트남에 진출해 부품조달 및 기타 상승효과를 내며 휴대폰뿐만 아니라 텔레비전과 세탁기, 냉장고 등의 현지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현재 갤럭시S7을 비롯한 삼성 휴대폰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관련 중소기업들도 대거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국내 주요 기업들도 베르남 러시를 이뤘다.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 현지에 10개 법인을 두고 27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실적부진으로 철수절차를 밟기 시작해 중국 내 남아있는 이마트 점포는 현재 8개로 줄었다. 대신 이마트는 지난해 말 베트남 시장에 눈을 돌려 첫 매장을 열었고, 이후에도 점포확장을 계획 중에 있다.

롯데마트도 기존 중국 시장에만 맞췄던 초점을 베트남에 돌려 현지 대형 유통업체 ‘빅씨’ 인수전에 참여하는 등 베트남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다수의 기업들이 공장과 판매점에 한정하지 않고, 호텔과 쇼핑몰 사업에도 뛰어드는 등 중국에서 벗어난 베트남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렇듯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 및 수출거점을 이동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한 것과 관련, 국내총생산량 대비 매출비율 15%(부가가치 포함)에 육박하는 삼성전자가 그런 흐름에 끼친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최대 생산 및 판매시장이던 중국에 대한 집중이 이전만 못하고 베트남을 향한 적극적 진출이 타 기업들의 동요로 이어진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행보는 한 기업의 경영을 떠나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한중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삼성전자가 수출 거점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행시키며 그동안 마치 밀월관계 같았던 한중관계에도 큰 변화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한국과 중국 간의 정치·경제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무코야마 히데히코 연구원 역시 “경제적으로 한중관계의 변화가 있을 것임에 틀림없다”며 “그렇게 되면 정치적으로도 뒤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삼성 측은 베트남 시장 확장에 집중을 할지라도 중국과 외교적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절대 아니다. 중국시장에서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만을 팔 수 있기 때문에 철수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트남은 현재 휴대폰 생산기지로 이는 중국내 생산비가 오른 것도 있지만 현재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 물량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한 공장들은 중국에 있는 수요를 빼서 옮긴 것이 아닌, 그 늘어나고 있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설립했기에 이는 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이 ‘밀월관계’같았던 한중 외교에 ‘돈이 떨어지면 정도 떨어진다’고 분석한 것에 대해 견해차가 있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중국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배치 발언 이후 삼성SDI와 LG화학 등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보조금을 안주겠다고 결정하고, 일ㆍ중 간 센가쿠 열도 분쟁에서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를 한 예가 있다”며 “한국 대표 기업들이 대거 중국을 빠져나갈 경우 정치ㆍ경제적인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우려할 수도 있겠지만 중국은 기업의 순수한 경영 전략을 그 나라와의 외교문제로까지 몰고 갈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기술수준이 엄청나게 올랐고, 임금이 과거보다 비싸졌기 때문에 중국 내에서 삼성이 과거에 비해 견고한 입지가 흔들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는 엄밀히 말해 중국생산시장에서 이탈하지 않았고, 아무리 자국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낮아진다고 할지라도 기업의 글로벌 전략을 정치외교문제로까지 번지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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