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TV시장 부진…LGㆍ중국 강세

프리미엄 TV시장에서 LG는 1등…삼성은 3등

퀀텀닷 기술 선택한 삼성이 실수했나

HDR 표준 경쟁에서도 돌비의 도전받아

삼성전자 TV판매가 요즘 부진하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TV 올해 상반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20.5%였다. 지난해 21.6%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1% 하락한 것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프리미엄 TV판매량 경쟁에서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TV를 앞세우고 있는 LG전자 등 경쟁사들에게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2분기 세계 TV시장에서 퀀텀닷 TV 판매량은 35만1000대였고 1분기 67만8000대보다 48.2%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OLED TV 판매량은 21만8000대에서 28만2000대가 됐다. 29.4% 늘어난 것이다.

올해 1분기에는 퀀텀닷 TV가 OLED TV보다 3배 이상 더 많이 팔렸다. 그렇지만 2분기에는 판매량 차이가 7만대 가량으로 줄었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부진하다. 시장조사 IHS에 따르면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전자가 점유율 43.1%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3%로 3위였다. 올해 1분기의 경우 LG전자 점유율은 40.8%, 삼성전자 점유율은 11%였다.

퀀텀닷 TV란 퀀텀닷(양자점)기술로 만든 TV다. 퀀텀닷은 스스로 빛을 내는 엄청나게 작은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퀀텀닷TV의 대표작은 삼성 QLED TV다. 삼성이 만들고 있는 QLED TV는 텔레비전 수상기 뒤에 빛을 보낼 백라이트를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 그렇지만 본래 퀀텀닷 기술은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이다. 현재 나오고 있는 퀀텀닷TV는 엄밀히 말하면 퀀텀닷 기술을 접목한 LCD TV다. 전문가들은 진정한 퀀텀닷 기술이 완전히 상용화되려면 긴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LG전자는 QLED TV에 대응해 OLED TV를 만들고 있으며 일본 소니나 파나소닉, 중국의 창홍, 스카이워스 등도 OLED TV를 만들고 있다.

‘샌드위치’ 신세된 삼성전자 TV

최근 TV시장 시장점유율 동향을 보면 삼성전자 등 QLED TV 진영이 LG전자 등 OLED진영에 밀리고 있음이 드러난다.

프리미엄TV는 TV제조사에게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프리미엄 TV경쟁에서 밀릴 경우 수익성도 나빠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악화된다.

프리미엄 TV 외에도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자체에도 부정적인 전망들이 나온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 TV 출하량은 1900만 여대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가까이 감소했다.

중저가 TV시장에서 삼성전자 TV는 중국산 TV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그마 인텔(Sigma Intell)은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중국 TV업체 점유율이 2015년에 비해 4%포인트 올라간 33.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 LG 등 한국 업체 점유율은 2%포인트 하락한 31.3%로 예상했다.

시장조사기관 IHS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한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은 32.2%였고 중국은 31.9%였다.

중국산 TV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최대 이유는 성능이 소비자의 기대치를 맞추고 있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24일 롯데하이마트에서 삼성전자 80cm LED HDTV제품이 28만9000원에 팔리고 있고, 중국 하이얼의 80cm LED HDTV는 22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LG전자에게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다른 기술을 활용해 2012년 OLED TV를 내놓았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는 OLED 전망이 좋지 않다고 보고 2013년 관련 제품을 단종 조치했다. 반면 LG전자는 삼성전자와는 반대로 확대했다.

업계 인사들은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경쟁에선 삼성전자가 밀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TV업계가 올해 2분기 패널 가격 상승으로 힘든 처지에 몰렸었다. 패널이란 TV 본체를 말한다. 예전 TV로 치면 브라운관이다. 패널에는 대개 LCD 액정, 필름, BLU(백라이트 유닛 : LCD의 광원), 인버터, 컨트롤보드가 들어있다.

LG전자는 이런 상황에서도 TV사업에서 8.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TV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매출액(6조1800억원)과 소비자가전(CE)부문 영업이익을 근거로 분석했을 때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TV업종에서 낮은 영업이익률을 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시장에서 OLED가 QLED에 비해 더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다. OLED는 화질이 뛰어나지만 그동안 가격이 비싸 대중화되지 못했었다. 그렇지만 최근 OLED TV 제작사들이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7월 55인치 올레드 TV 가격을 319만원(캐시백 포함)까지 인하했다.

HDR 표준 경쟁에서도 복병 만난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TV사업 관련 고민거리는 하나 더 있다. 현재 TV업계 최대 이슈는 HDR(하이 다이나믹 레인지)이다. HDR은 높은 수준의 명암 기술을 써서 텔레비전이 자연스러운 영상을 내놓게 하는 기술이다. 각 TV제조사들은 이 기술의 표준을 장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HDR 표준화 경쟁 상황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UHD 얼라이언스의 ‘HDR10’과 음향 및 영상 전문기업인 돌비가 내놓은 ‘돌비비전’의 양자 대결 구도다.

HDR10은 라이선스 비용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오픈소스 기술이다. 반면 돌비의 돌비비전은 유료 기술이다. 기술 수준을 비교하면 돌비비전의 수준이 HDR10보다 높다. 돌비비전은 색심도(픽셀 1개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숫자)와 휘도(광원 단위 면적당 밝기 정도)등에서 HDR10보다 우수하며 동적 메타데이터를 지원한다는 강점이 있다. 메타데이터란 ‘데이터의 데이터’를 말하며 동적 메타데이터란 HDR 작업 이전에 밝기와 프레임 설정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HDR10은 HDR작업 전에 밝기와 프레임 설정을 변경할 수 없었다.

본래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HDR10이 유리했었지만 돌비비전이 경쟁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불투명하게 됐다.

88인치 TV로 반격하려는 삼성전자

한편 전문가들은 대체로 퀀텀닷 기술을 접목한 LCD와 OLED의 경우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쪽이 좋다고 이야기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곽정훈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퀀텀닷 기술과 OLED기술 중 어느 것이 대세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퀀텀닷을 쓴 LCD와 OLED는 각각의 장단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전무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하반기 QLED TV 마케팅을 강화하고 88인치 QLED TV제품을 전 세계로 확산해 수익성 개선과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OLED TV 중 가장 큰 제품은 77인치 TV다. 최대 크기 OLED TV보다 더 큰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 보겠다는 계산이다.

곽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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