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미래 자동차 국가비전 선포식'개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 미래차 산업 전시를 관람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육성해 ‘미래자동차 1등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미래차 국가비전에 발맞춰 국내 다수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중소·중견 기업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최근 미래 자율주행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 앱티브와 4조원대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미래차 주도권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정부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현대차의 도전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5일 경기 화성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자동차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전기차·수소차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우리 목표는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래차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를 3대 신성장 동력으로 꼽는다.

이날 행사장에 현대차 수소차 넥쏘를 타고 온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2월 중국 국빈 방문 중 현대차 충칭공장에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국내 현대차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양연구소는 현대차 연구·개발(R&D)의 중심으로 세계 최초 수소차가 탄생한 곳이자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시킨 원동력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한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41조원을 투입하는 한편, 스타트업에게 모빌리티 서비스 도전을 위해 차량 데이터를 공개하고 중소·중견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해 수소버스를 개발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스타트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상생하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날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의 일환으로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의 개발자 포털인 ‘현대 디벨로퍼스’ 출범을 공식화했다. 수 백만대의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상태·운행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등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맞춘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결정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차량 오픈 데이터 시장의 초기 붐 조성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할 대표 협력 스타트업 4곳(팀와이퍼·마카롱팩토리·오윈·미스터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또 우진산전·자일대우상용차·에디슨모터스와 버스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공급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중소·중견 버스 제작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하는 길이 열린 셈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MECA’(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로 요약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모빌리티 및 모빌리티 서비스도 전시 및 시연했다. 특히 ▲청정국가인 스위스로 수출하는 '수소전기트럭' ▲정부 연구과제로 개발, 내년부터 실증사업이 예정된 '수소전기 청소트럭' ▲올해 말 출시하는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내년부터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600대를 수출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열차·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한다.

2021년부터는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3 차량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시내 도로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을 운송사업자부터 단계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앱티브와 국내에 연구소를 설립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 기술 인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미 상용화하고 있는 스마트폰 제어, 음성인식, AI(인공지능) 서비스 등 커넥티비티 기술도 고도화해, 차량을 초연결 시대의 중심으로 발전시킬 전략이다.

이종혜 기자



이종혜기자 hey33@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