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에어백 적용한 ‘강혁’ 업사이클링 의류 콜렉션 출시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효성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효성의 에어백이 글로벌 패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 ‘강혁’과 만나 친환경 의류로 재탄생한다. 효성첨단소재㈜는 3일 인더스트리얼 패션 브랜드 강혁에 에어백 원단을 무상으로 공급했다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가 제공한 에어백 원단은 치수 등 규격이 맞지 않아 판매하지 못하는 제품으로 자켓 700벌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강혁은 이를 스키복 컨셉의 자켓, 팬츠 등 의류 23종으로 제작해 이번 달 초 콜렉션을 선보인다.

친환경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인 강혁은 친환경 의류를 만든다. 최근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최강혁, 손상락 두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벤츠 등 자동차에 쓰인 에어백이나 자동차 천장재 등의 소재로 만든 친환경 패션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에어백 원단에 인쇄돼 있는 로고, 바코드, 봉제선 등 본연의 디테일을 그대로 활용한 작품이 특징이다.

에어백 원단뿐만 아니라 시트벨트용 섬유, 아라미드 섬유, 탄소섬유, 카페트 등 다양한 산업용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효성첨단소재는 이번 지원을 시작으로 강혁과 소재 공급을 비롯한 다양한 협업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국제 리사이클링 요구사항인 GRS(Global Recycled Standard)를 획득한 효성첨단소재의 친환경 섬유는 강혁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과 방향을 같이 하고 있다.

강혁은 ‘2021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9년에는 ‘패션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LVMH 프라이즈’에 참가해 준결승까지 올라 글로벌 패션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은 물론 해외 유명 래퍼와 디자이너가 강혁의 옷을 착용하면서 패피(패션피플)들이 입는 힙한 옷의 대명사가 됐다.

이 밖에 효성티앤씨도 강혁과 협업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효성티앤씨가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 섬유 및 다양한 기능성 소재들을 제공하고 강혁은 이를 티셔츠, 아우터 등의 친환경 의류로 제작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업 프로젝트는 평소 친환경 패션과 섬유 트렌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던 조현준 회장이 강혁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하며 성사됐다. 재활용 소재로 의류를 만드는 강혁과 버려진 페트병으로 친환경 섬유를 만드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효성의 기업가치가 만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윤리적 ‘가치소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효성은 이번 협업이 국내외 친환경 패션 시장 확대와 재활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효성은 그간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젠서울’, ‘리젠제주’, ‘리젠오션’과 같은 친환경 섬유 공급을 확대하는 등 국내 친환경 패션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젠을 활용한 브랜드 ‘G3H10’을 와디즈를 통해 론칭해 친환경 패션 브랜드 ‘플리츠마마’와 함께 의류를 제작하는 등 친환경 대표 기업의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효성 에어백 원단을 적용한 강혁 콜렉션. (사진=효성 제공)
효성, ESG 경영위원회 출범

효성은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100년 효성을 위한 지속가능경영체제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주사인 ㈜효성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고 ESG 경영을 강화키 위해 이사회 내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담당해 온 투명경영위원회를 확대 개편한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ESG경영위원회 설치는 환경보호, 사회적 안전망 등에 대한 고객과 사회, 주주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한 차원이다. ESG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가 수행해 온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심의 ▲주주권익 보호 위한 경영사항 의결 등의 역할 외에도 ▲ESG 관련 정책 수립 ▲ESG 정책에 따른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투자 및 활동 계획 심의 등의 책임을 맡는다.

ESG경영위원회는 김규영 대표이사와 4명 사외이사(정상명, 김명자, 권오곤, 정동채) 등 5명으로 구성된다. 기존 투명경영위원회 4명에서 ESG 중요성을 감안해 사외이사 참여를 1명 더 늘렸다. 첫 위원장은 현 투명경영위원회 위원장인 정상명 사외이사(전 검찰총장)가 그대로 맡기로 했다.

지주사와 별도로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주요계열사들도 대표이사 직속 ESG경영위원회를 상반기 중으로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ESG 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며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철호 기자 song@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