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3세 홍진석, 회삿돈 유용 의혹...지난달 보직 해임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자 실제 효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할 예정이다.

3일 남양유업에 따르면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논현동 본사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내놓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의 입장 발표에는 사과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임직원에게 사내 이메일을 보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최근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긴 것에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태 초기부터 사의를 전달했고,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유의미한 과학적 연구성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연구의 한계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반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다. 이후 서울경찰청은 해당 사건을 금융범죄수사대에 배당, 남양유업의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도 요청한 상태다. 세종시는 30일까지 남양유업 측 의견서를 받고 영업정지 명령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편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성 상무는 지난달 회삿돈 유용 의혹이 불거지자 보직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상무는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