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인덱스( 출처=네이버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약달러를 주장하는 ‘달러 곰’들의 기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 하락한 89.62를 기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밑돌면서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이에 반응해 달러 인덱스도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달러 약세론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 달러의 방향을 여전히 하락쪽으로 잡아가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 성장률 매력 상실 △ 단기 물가국채 수익률 △ 재정완화 등이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8~9%대(전기대비 연율)로 높게 형성되고 있으나, 유럽연합(7.4%), 영국(17.4%), 일본(4.7%) 등 다른 주요국들도 맹렬히 추격중이다. 미국의 성장률 매력이 연초대비 퇴색되고 있다.

통상 달러화 가치는 미국의 10년물 이상 장기국채 보다 5년물 이하의 중단기 물가연동국채 수익률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난해 8월 열린 세계 중앙은행장의 연찬회,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이 발표한 유연평균물가목표제 이후 2년물 물가채 수익률은 계속 저점을 찍고 내려가고 있다. 유연평균물가목표제는 상당기간 2% 이상 물가상승률을 용인해준다는 완화정책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채권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전망을 단기 국채로 집중시키면서 밋밋한 장기 물가채와 달리 2년물 물가채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다시 달러화 가치를 끄집어 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4월 의사록’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언급되자 글로벌 외환시장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미국의 긴축은 달러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5월 22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테이퍼링을 검토하겠다”는 한 마디에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특히 신흥국 시장은 와환가치 하락으로 두 달여 간 몸살을 앓았다. 그 유명한 테이퍼 발작이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버냉키 발언이후 6개월간 주요국대비 달러가치는 실제로 크게 상승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2년물 실질수익률도 달러가치에 유리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2013년 벌어진 테이퍼 발작을 근거로 강달러 주장을 밀어 붙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달러 곰들은 “미국의 재정정책이 완화쪽으로 지나치게 기울면 달러 가치가 하락으로 반응했던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부양 법안이 산출갭을 메꾸는 수준이상의 과잉 지출로 진행될 경우 달러가치에 부정적일 수 있다. 산출갭은 실제GDP과 잠재GDP간 차이로 플러스일 경우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존재한다. 마이너스이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



박병우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