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출처=네이버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한때 기존 통화의 방만함을 대체할 수 있는 반(反)법정통화의 연합군이었던 금과 비트코인의 운명이 서서히 엇걸리고 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초기 논리는 중앙은행들이 무분별하게 피아트 머니(fiat money,법정통화)를 찍어 내면서 발생한 심각한 화폐가치 저하를 방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반법정통화 도구의 효시는 단연 금이다. 따라서 약 15조달러로 추산되는 반법정통화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금의 영역을 어느 정도 잠식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계산이 중요했다. 그에 대한 근거를 바탕으로 일투 투자은행들이 뽑아낸 비트코인의 적정가격은 12~13만달러, 원화로 1억2000~3000만원이었다. 이렇듯 금과 비트코인은 법정통화에 맞서는 연합군으로 출발했다. 인플레 방어수단의 동료인 줄 알았다.

지난 3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국제결제은행(BIS) 컨퍼런스에서 "암호화폐들은 매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며 "어느 것도 암호화폐들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보다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제인 투기적 자산에 더욱 가깝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을 슬그머니 2부리그 금과 경쟁시켜, 투자자산중 하나로 각인시키는 영리(?)한 전략을 구사했다.

그의 주술이 먹혀들었는지 최근 비트코인 상황과 달리 금은 상승세이다.

27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 6월 선물기준 트로이온스당 1895.7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8일 연중 저점 1676달러대비 13% 이상 올랐다.

글로벌 분석기관 BCA리서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4.2%를 기록하면서 인플레 불안감이 형성되었다”며“그에 따라 금의 인플레 방어 기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금의 특성도 반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3월 중순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산출하는 달러지수는 3.5% 하락했다.

특히 금과 비트코인이 반대로 움직이는 특이한 경향이 포착되고 있다고 BCA는 지적했다. 이달 암호화폐의 급락 사태가 금 시장의 매수 심리를 지지해준 것으로 해석했다.

BCA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부정적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고통은 기술주 등 다른 투기자산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암호화폐에서 주식으로 이동, 증시에 불리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편 BCA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되고 그에 따른 낮은 실질금리는 달러가치 하락을 짓누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 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기준 금에 대한 투기적 매수 포지션 물량이 크게 줄어들어 잠재적 매물 부담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금값 상승세가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온스당 2000달러를 목표가격으로 제시중이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