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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 다시 고치는 여당...다주택자 반응할까

민주당 “내년까지 다주택자 집 팔아야”...버티기로 매물 잠김 우려 커져
  •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난은 하반기에도 쉽게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여당이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응해 주택 양도소득세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세 제도를 다듬어 투기 수요가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면 집값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취지다. 1주택자는 양도세를 면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다주택자는 주택 한 채만 남겨야 양도세 공제를 적용 받을 수 있게 된다. 주택 매매로 양도차익을 많이 남길수록 더 높은 세율을 부과한다.

시장은 세법 개정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세금 등 규제 위주의 정책만 답습하다 결국 거래량을 감소시키고 집값만 천정부지도 뛰게 하는 악순환만 거듭했기 때문이다. 특히 양도세는 누더기처럼 계속 손을 대다 보니 올해 국세청에서 이례적으로 ‘주택과 세금’이라는 해설서를 내기도 했다.

오죽하면 복잡한 양도세를 포기했다고 ‘양포세무사’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다. 집값 안정화에 거듭 실패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과연 ‘부동산 레임덕’ 상황을 극복할 여지를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도세 중과세 시행 두 달 만에 새 개편안 꺼내든 여당

지난 2일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양도소득세 개편안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6월 양도세 중과세가 시행된 데 이어 여당이 2개월 만에 새로 선보인 양도세 대책이다. 민주당은 지난 달 18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를 당론으로 확정했는데 이달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법안의 주된 골자는 양도세의 비과세 대상은 확대하고 공제는 요건을 까다롭게 수정하는 것이다. 1주택자에게 적용되던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시가 9억원~12억원인 주택도 비과세 대상에 새로 편입될 전망이다.

주택 보유·거주 기간에 비례해 양도세를 공제해줬던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양도차익에 따라 공제율을 차등 적용한다. 매매를 통해 양도차익을 많이 얻을수록 보유 기간 공제율(최대 40%)은 차감되는 구조다. ▲양도차익이 5억원 이하면 공제율을 4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15억원 이하는 20% ▲15억원 초과는 10%를 적용한다. 가령 10년 이상 실거주한 주택을 매각해 15억원의 양도차익이 발생한 경우, 현행법상 80%까지 양도세를 공제 받을 수 있지만 개정 이후에는 50%로 차감된다.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적용하는 기준일도 오는 2023년부터 ‘1주택자가 된 최종 시점’으로 변경된다. 다주택자는 1채만 남기고 처분해야 보유·거주기간을 인정받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주택자로 있었던 보유·거주 기간을 장기보유 혜택 기간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다주택자들은 2023년 이전까지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팔아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다주택자의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행위에 이용되지 않고 장기보유 실수요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여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의 이번 개정안은 세금 폭탄 여론을 우려하는 수도권 의원과 강경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을 의식한 친문 의원들의 이견을 타협한 결과물이다. 고가 주택기준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아졌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가 누더기처럼 복잡해진 것이 그 원인이다.

여당, 집 팔라고 계속 압박하지만 버티는 다주택자들

이번 양도세 개편안은 현 정권에서 다주택자에게 보다 강도 높은 과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아직 절세 수단이 남아있을 때 주택을 처분하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다주택자가 쥐고 있던 주택이 풀리면 매물이 부족해 거래가 동결된 부동산 시장도 거래량도 확충할 수 있다는 의도다.

그러나 양도세 최고 세율이 이미 75%에 달해 양도에 따른 세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따라서 다주택자들이 매도 시점을 놓쳤다고 판단하고 주택을 처분하기보단 버티거나 증여로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세가 거래를 유도하기보다는 부동산 시장의 매물 잠김 현상을 고착화하는데 오히려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규제지역은 양도세, 보유세 등 세 부담이 이미 충분히 무거운 상태다. 그래도 다주택자들이 버티고 있는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조금 더 받기 위해 고가 주택을 처분할 것 같지는 않다”며 “다만 시가 12억원 이하 주택까지는 양도세 비과세가 적용되면 여러 집을 보유하기보단 ‘똘똘한 한 채’에 투자하는 유인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당국의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도 땅에 떨어졌다. 정부는 시장 고점론을 주장하며 추격 매수를 경고했지만 주택 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주택자의 버티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세법개정안이 다주택자의 버티기를 무너트릴만큼 강력한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실제로 정부가 집값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지만 서울의 아파트 매수 심리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6일 현재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조사 기준으로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9로 지난주(107.6)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점점 높아지는 추세는 그만큼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를 중과한 후 시장 동결 현상이 이어졌고 공공재건축이 약속했던 공급을 이루지 못하는 등 사례가 누적되면서 정책신뢰도를 많이 잃었다”며 “게다가 선거가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내년 부동산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지금 정부 정책을 믿고 선뜻 매물을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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